[클릭!새책]평일엔 도시, 주말엔 시골집..나도 꿈꿔볼까

김혜미 기자I 2012.09.26 18:59:02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매일 아침 7시30분, 만원 지하철을 타고 빌딩숲을 지나 회사로 출근.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보며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회의를 거듭하다보면 하루가 간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아… 가끔은 한적한 작은 시골집에 햇살을 받으며 유유자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새책 ‘시골집에 반하다’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하지만, 선뜻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은 일을 30대 싱글 여성 직장인이 과감히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경제·금융 분야만 6년째 담당하고 있는 외환기자지만 실제 투자에는 문외한이었던 저자는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고 시골집에 매력에 흠뻑 빠져 5000만원에 남해의 한 시골집을 덜컥 사들인다. 주택 구입에는 생초보였던 저자가 집을 찾아보고, 계약하고, 은행 대출을 받고, 리모델링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과 지식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10대에 대학입시 준비, 20대엔 취업준비, 30대엔 결혼 준비로 평생 준비만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속도를 늦추고 행복한 투자를 해보라고 말한다. 막상 일을 저질러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큰 일이 생기지 않을 뿐더러 몰랐던 즐거움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이 집을 사기 위해 전재산을 모두 털고 대출까지 받았지만, 생활은 오히려 탄탄해졌다. 어설픈 골드미스 흉내를 내기 위해 해 오던 쇼핑을 자제하고 착실하게 살기 시작한 것이다. 텃밭을 꾸미고 페인트칠을 해가며 집의 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정신적으로도 안정감을 갖게 됐다.

재미있고 톡톡 튀는 문체로 쓰인 시골집 구입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바닷가에 세컨드하우스를 짓고, 텃밭을 일구는 상상에 빠져들게 된다. 에세이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초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숨쉴 수 있는 시골집에 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시골집을 구입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꿈만 꾸고 늘상 망설이던 일에 대한 용기를 얻는 것 또한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21세기 북스/정선영 지음/276쪽/1만3000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