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방부가 공개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과오는 외면하고 공만 상세히 기술돼 있었다. 교재에 아예 이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별도의 단락이 따로 있을 정도다. 교재는 이 전 대통령을 “혼란스러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도했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6.25전쟁 중 한강 인도교 폭파 등의 무책임한 행태와 3.15 부정선거와 사사오입 개헌으로 상징되는 장기 독재자라는 점 등에서 부정적 평가가 적지 않음에도 교재에 이런 과오는 전혀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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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교재에서는 현 정부 외교안보 정책 성과 설명을 상세히 기술했다. 2019년 발간 교재와는 다른 대목이다. 실제로 제6과 한미동맹과 글로벌 연대에서는 60페이지에 걸쳐 현 정부의 국방정책과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NATO 정상회의 참석 등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게다가 이전 과는 다르게 윤 대통령 사진도 7차례나 게재했다.
그러면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화를 구걸하거나 말로 하는 평화, 즉 가짜 평화에 기댔던 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졌다”고 기술하는 등 지난 정부를 겨냥한 듯한 표현이 곳곳에 등장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 관련해선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비판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입맛에 따라 장병 정신전력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이번 교재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우리 군의 적으로 규정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을 ‘내부 위협세력’으로 명시하고 이 역시 적으로 평가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신교육 자료에서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은 군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안보 상황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내부 위협세력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우리 장병들에게 이러한 세력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것은 장병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이를 부정하고 방관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