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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쓸려간 ‘진순이’…27시간 만에 집 찾아와

이재은 기자I 2023.07.17 15:11:18

경북서 19명 숨져, 예천서 9명 사망·8명 실종
“가족과 다름 없는 진순이…무사해서 다행”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경북 예천에서 집중 호우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가운데 산사태에 떠내려갔던 진돗개 ‘진순이’가 약 하루 만에 집으로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 권호량(73)씨가 지난 15일 새벽 폭우에 실종됐다가 27시간 만에 돌아온 반려견 진순이와 함께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인 권호량(73)씨가 키우던 진돗개 진순이는 전날 오전 5시께 스스로 집에 돌아왔다. 지난 15일 새벽에 실종됐다가 약 27시간 만에 무사 귀환한 것이다.

권씨가 이날 새벽 마당에 나갔을 때는 온몸에 진흙을 덮어쓴 진순이가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권씨는 “진순이 털을 정리했는데 흙이 한 바가지 나왔다”며 “마을 아래까지 떠내려갔을 텐데 집을 찾아온 게 놀랍다”고 말했다.

벌방리 주민들은 진순이를 반기며 “돌아왔네, 진순이”, “떠내려갔다며”라는 등 말을 건네기도 했다.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 권호량(73)씨가 지난 15일 새벽 폭우에 실종됐다가 27시간 만에 돌아온 반려견 진순이와 함께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순이가 실종되던 지난 15일 벌방리에 있는 권씨의 집 마당에는 빗물과 토사가 덮쳐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권씨는 물이 얼굴까지 차는 상황에서 소나무를 붙잡고 겨우 버텼지만 진순이는 이미 떠내려가고 없었다고 한다.

권씨는 “가족이나 다름 없는 진순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평생 돌보며 행복하게 지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진순이는 한 살이던 지난해 8월 경북 영주에서 권씨를 만났다. 권씨는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진순이를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피해 현장에서 복구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17일 오전 9시 기준 19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으며 8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는 모두 예천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 사망자만 9명으로 집계됐다. 벌방리에서는 2명이 실종돼 소방 당국과 주민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집중호우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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