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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DO는 “레거시 회사들이 데이터 활용으로 변화를 시도할 때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인 부분만 고려하고 고객의 시각이나 사업부서가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 AT&T 재직 당시 데이터에 3년간 투자하면서 “시도는 많이 했지만 남는 게 없었다”면서 “데이터 활용률이 높아지는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 건 기술이 아닌 고객과 상품에 초점을 맞춘 뒤였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황 CDO를 중심으로 구글·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처럼 데이터와 AI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황 CDO를 중심으로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도 꾸렸다.
그는 “ LG유플러스에 가장 시급한 것은 데이터를 통해 회사가 전체적으로 변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황현식 사장이 요청하고 기대한 부분”이라며 “현재 그런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CDO 조직 임무를 맡기고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장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데이터 사업 수익화를 위해 2년 내 200여명 규모의 신규 개발인력 충원에도 나선다. CDO 조직을 중심으로 통신사업 외에 데이터와 AI로 돈을 버는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정보기술(IT)업계 전반에서 개발자 영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캐주얼한 환경’과 ‘고객 비전’을 유인책으로 내세웠다. 그는 “AT&T에서도 개발자 영입이 어려웠는데, 대기업이라는 점 말고는 개발자에게 매력이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새롭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만들고 실제 시장에서 사용하는 비전이 제공되면서 책임과 공간이 같이 주어졌을 때 개발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발자는 단순히 코딩하는 사람이 아닌 ‘창의적인 사람’”이라며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놀이터와 당구대가 있는 이유도 캐주얼한 환경에서 일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 체계와 보상, 기술력에 맞춰 상품과 고객 비전을 같이 가져갔을 때 시장에서 인재영입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