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한국마사회 기관 정기감사 보고서를 공개하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베팅 조건과 환경 차이가 환급률에 불합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마사회는 2016년 6월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장애발매소의 경우 전담 발매직원을 배치하며 내국인에게 적용하는 마권구매 한도(경주당 1인 10만원)를 외국인에게는 미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은 내국인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마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한번에 살 수 있는 마권도 훨씬 많다.
문제는 이같은 마권구매환경의 격차가 승패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마는 승마투표자 간 상호 간 경쟁으로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경마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당률의 예상이 빗나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늦게 구매하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 분산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같은 판단하에 2019년 내·외국인 마권 구매행태를 보며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마권 발매액(베팅액)이 증가하고 있었고, 특히 마감 5분 전 이내에 베팅액이 전체 베팅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외국인이 89.2%, 내국인이 74.6%에 달했다.
그런데 내·외국인의 구매환경 차이로 외국인은 마감시간에 맞춰 더 많은 마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실제 경주당 1인 평균 구매량은 내국인이 3매, 외국인이 18.2매로 더 많았다. 마감 5분 이내 1분당 구매량 역시 내국인이 1매, 외국인이 15.4배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같은 환경을 이용해 외국인의 마권 구매행태는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 장외발매소 회원실을 이용하는 외국인은 4명이 팀을 이뤄 1명이 실시간 배당률 등 데이터를 분석해 분산 베팅한 마권 구매를 지시하고, 회원실의 전담 발매직원 앞에서 대기하는 마권 구매담당 3명은 변화하는 마권 구매 지시에 따라 마감시간까지 계속해 마권을 구매했다.
그 결과 2019년 외국인 환급률은 121.6%에 달했다. 1만원을 걸면 평균적으로 1만 2160원은 벌어갔다는 얘기다. 외화 벌이라는 당초 목적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반면 내국인 환급률 72.4%에 불과했다.
“베팅조건과 환경이 달라 외국인 장외발매소의 환급률이 불합리하게 높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마사회는 수용했다. 아울러 외국인 장외발매소의 이용약관을 보완해 경주당 1인 마권구매 상한 금액을 설정하고 내·외국인간 환급금 배분 문제점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