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관세와 자동차 (무역) 장벽에 관한 시 주석의 사려 깊은 발언과 지식재산권 및 기술 이전에 대한 그의 깨달음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함께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이 보아오포럼 개막 연설에서 수출을 확대하고 자동차 등에서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무역 수지 흑자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진지하게 수입을 확대하고 경상수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외국인에 대한 시장 진입 규제 문턱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인하와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해결 등을 거론했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지적을 대거 수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양국이 다시 타협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에 뉴욕과 유럽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무역 뿐만 아니라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 정치적 문제에 걸쳐있는 만큼 양국의 대립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양국의 가장 큰 뇌관은 대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반대에도 최대만과 미국 고위 관리들이 교류할 수 있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 최근엔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6월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마찰에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이용했던 만큼 무역갈등이 완화되면 대만 카드도 미국이 철회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 초반부터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친대만 성향을 펼친 점을 감안하면 대만 문제는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에는 볼턴 내정자 외에도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태안보 차관보 등 친대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거론하며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간주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엔 시 주석이 직접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전체 중화 민족 아들딸 공통의 바람이자 근본 이익”이라며 “이런 민족의 대의와 역사적 조류 앞에 어떠한 분열행위와 잔꾀도 반드시 실패하고 인민의 규탄과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대만을 건드리며 ‘하나의 국가’ 원칙에 도발을 할 경우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도 문제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주도하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최근엔 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동시에 남중국해에 진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 이상의 강대국이 되겠다고 천명한 만큼, 양국의 충돌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라 지적한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열린 당 대회에서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2035년에 적어도 경제 전반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라 볼 수 있다”며 “시진핑 신시대의 ‘프로젝트 2035’”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시 주석이 시장 개혁개방 의지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이미 중국은 수차례 개혁개방을 약속했지만 내부 사정과 시장안정화 등을 이유로 시기를 늦추기도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시 주석의 사려 깊은 발언에 고무됐지만, 동시에 중국의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싶다”며 “행동이 실행될 때까지 우리는 이 협상 과정을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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