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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주열 "삼성전자 갤노트7 단종 영향 지켜봐야"

경계영 기자I 2016.10.13 12:26:10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단종에 대해 “삼성전자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고 다른 제품으로의 이전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출 등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갤노트7 단종 사태에도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 역시 0.1%포인트만 하향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생산 차질 등을 전망에 고려했지만 그 이후에 단종이 결정돼 충분히 반영했다곤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생산중단 결정 후에 이틀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키로 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넉달째 기준금리는 연 1.25%로 유지됐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2.9%에서 2.8%로 하향했지만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저성장 기조 등을 고려해 최저 2.2%까지도 제시했다. 내년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구조적 문제는 물론 단기적 리스크 요인도 모두 고려해 전망하는 데 참조했다. 하방 리스크를 많이 지적했지만 내년 경기 회복을 촉진할 수있는 상방 리스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 그에 따라 글로벌, 특히 신흥시장 중심으로 성장세가 높아지는 국가도 있을 것이고 교역탄성치도 회복되면 교역 신장률도 높아질 수 있다.

내년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 요인은, 대외적으로 보면 브렉시트 논의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미국 금리 인상 점진적으로 한다 하더라도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경제 상황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대외 리스크라 볼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을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최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준금리 여지가 있다고 본 데 비해 이주열 총재는 재정정책에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인지, 언론에 나온 것처럼 추가 부양책에 대한 이견 많은 건지 궁금하다.

△저와 (유일호) 부총리 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에도 큰 애로가 없는 상황이다. 재정·통화정책 양면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여력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펴고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왔다. 앞으로 좀더 정책 운영을 확장할지, 그 경우에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사용할지, 어떻게 양 정책의 조화를 이룰 것인지는 그때 금융경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과 현대차 파업 장기화 사태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삼성전자·자동차와 함께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됐는가.

△삼성전자는 10월11일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수출이라든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생산 중단 결정 후에 이틀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다. 삼성전자 외에 자동차 3개사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고 현대·기아차에서는 협의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7~9월 3개월 동안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14만대다. 이는 전체 생산 규모의 3% 수준이다. 앞으로 (자동차부문의 노사) 협의가 원만히 타결된다고 한다면 4분기 중 생산 차질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번 성장률 전망 시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문제와 청탁금지법 시행을 어느 정도 감안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생산 차질 등을 전망할 때 고려한 것은 사실이다. 그 후에 단종 결정이 있어서 충분히 반영했다고 볼 수 없겠지만 삼성전자에서 적극 대응하고 있고 여타 제품으로의 이전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걸 감안한다면 앞으로 수출이라든가 국내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청탁금지법도 (수정 경제전망할 때) 염두에 뒀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소비에 영향을 분명 받겠지만 앞으로 법 적용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을 얼마큼 하루 빨리 완화 또는 해소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법에 대한 이해 등에 따라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청탁금지법을 시행한 지 2주 밖에 안되지 않았다. 저희들이 더 면밀히 영향을 분석할 계획에 있다.

-9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주요국의 달러화 조달 비용이 오른 점을 우려하는 발언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달러화 유동성 여건은 어떤 상황인가.

△얼마 전 미국이 머니마켓펀드(MMF) 제도 변경을 발표했고 10월14일자로 시행될 예정이다. MMF제도 변경,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인해 9월 이후 리보(Libor) 금리가 상승하는 등 주요국에서 달러자금 조달 비용이 다소 상승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유로화나 엔화를 달러화로 조달하는 비용이 올라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MMF 제도 변경으로 달러화 조달 여건이 제약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지속되고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이 여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달러 자금 조달 여건에 별 다른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거주자의 대외투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보고 우리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 투자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내외 금리차가 많이 좁혀졌고 장기 채권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상당히 높은 데 기인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보면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되는 달러를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외환시장의 안정이랄까, 균형을 이루는 긍정적 효과도 분명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대상은 주로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이나 증권에 투자하고 있어 신용 리스크를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앞으로 해외투자의 확대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커지지 않을지 지켜보도록 하겠다.

-유일호 부총리가 현 기준금리에 대해 여지(room)이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주열 총재의 발언과 뉘앙스가 다르게 해석된다. 기준금리 여력 있다는 데 대해 어떻게 보나.

△이전에도 같은 내용으로 발언했다. 수차례의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더 가까워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금리 정책 면에서 정책 대응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최근 지속된 가계부채 높은 증가세라든가, 미 연준의 금리 이상 가능성 등에 따른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입장은 지금도 동일하다.

부총리께서 금리 발언한 것은 제가 파악하건대,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 1.25%이고 주요 선진국은 제로(0)금리까지 가있는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단순 비교해보면 우리가 정책 여력이 있다는 원론적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다.

-장기물 발행에도 채권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 경제주체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는가, 아니면 경제주체 인식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생각하나.

△국내 금융시장에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돼있다. 이는 시장에서 형성된 기간 프리미엄이 매우 낮다는 증거라고 본다. 장기금리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유동성 프리미엄이 반영돼서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보면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이례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낮은 장기금리는 우리 경제의 인구구조 변화라든가, 저성장·저물가가 지속되지 않겠냐는 기대도 일부 반영돼있겠지만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의 견조한 장기채 매입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달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호전’됐다는 표현이 빠진 까닭은?

△이달 의결문에서 경제주체의 심리를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의결문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소비자와 기업가의 경제상황 인식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게 된다. 투자, 소비 등 실물경제 활동과 유의한 관계 갖고 있다. 경제상황 판단하는데 경제주체 심리 변화를 유심히 보고 있다. 이번에 언급하지 않은 것은 지난달과 이달 봤을 때 심리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소비자심리지수(CSI)를 지난달과 비교해보면 거의 변동 없는 것으로 나타나 특별한 변화가 없어 이달에 언급 안 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추가 정책에 대한 힌트가 없었다는 평가가 있다. 이번달에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호전’됐다는 문구가 바뀐 이유는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었기 때문은 아닌가.

△이달 기준금리 현 수준 유지한 배경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언급했다. 국내 경제가 내수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달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이번 수정 경제전망에서 2016년에 대한 경제전망을 그대로 유지한 데서 알 수 있듯 지난달과 한달 후 상황에 비춰볼 때 경제상황에 대한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금통위의 일치된 의견이다. 지난달 국내 경제 흐름이 이달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준이 12월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는데 내년엔 몇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나.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는데 과거에 비해 경제체력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고 보나.

△앞으로 미국의 금리 정책에 대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이라든가 여타 연준 위원의 정책 성향에 비춰볼 때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연내 한번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나온 바 있고 내년 전망을 보면 단언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연준 위원이 스스로 보는 장기 정책금리 전망 나타낸 점도표(dot chart) 보면 평균적으로 봤을 때 내년 2번 인상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하는 것이 다수 연준 위원의 생각이다.

과거 연준의 금리 정책을 보면 한번 방향을 틀면 중기적으로 스탠스를 끌고 가는 경향이 있다. 지금 볼 때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그대로 간다고 하면 2018년까지 금리 인상 스탠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인데 지금 미국 경제도 물론 불확실성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 경제가 고용사정도 좋고 물가도 목표수준에 수렴하고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리스크 요인도 있는 게 사실이어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은 세계 경제가 미국 외에 여타국에서 뚜렷한 회복세 보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른 경제가 좋아야 미국도 상승 작용을 할 수 있을텐데 다른 국가의 회복세가 미약하다.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화 강세가 초래되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고 그에 따라 금리 정책도 정상화시키겠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유지했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폭이 0.1%포인트에 그쳤다. 너무 낙관적으로 경기를 인식하는 것 아닌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리스크요인 같은 걸 충분히 고려했다. 그런데 아직 9월 지표가 최종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여러 지표 모니터링을 해볼 때 3분기 경기 회복세도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 금년도 2.7% 성장률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 하방 리스크가 여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 구조조정도 있다. 하방 리스크뿐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 같은 것을 다 보고 전망에 반영했다. 거듭해서 말하지만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교역량도 금년보다 좀 나아져 수출 여건이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 여건이 좋아지면 설비투자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방 리스크도 있지만 다른 리스크도 균형 있게 고려하면 내년 2.8% 성장을 그렇게 낙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하방 리스크를 균형있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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