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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뻔한데..` 외환銀, 왜 현대建 단독 `MOU` 강행했을까?

민재용 기자I 2010.11.29 17:22:10

"현대그룹으로부터 피소 피하려 MOU 서둘러" 해석 지배적
현대건설 매각 서둘러 론스타 이익 극대화 목적說도 제기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외환은행(004940)이 다른 채권단과 합의없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000720) 매각 주주협의회(정책공사,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주관기관`으로서 주주협의회로부터 MOU 체결과 관련한 권한을 위임받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들은 "아무리 권한이 위임됐다지만 합의없이 MOU를 체결하는 것은 문제"라며 외환은행의 독단적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채권단내 비판을 감수하면서 왜 이러한 돌발적 행동을 했을까.

이에 대해 금융권은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으로부터 제기될 소송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 방어` 를 택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채권단이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MOU체결 시한인 29일을 넘길 경우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이 피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협의회로부터 MOU 체결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반대로 그 시한을 넘길 경우 현대그룹으로부터의 소송도 전적으로 외환은행이 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부담을 느껴 MOU체결을 서둘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MOU 체결에 채권단간 충분한 합의는 없었다"며 "외환은행이 시간에 쫓겨 MOU를 체결했다"고 언급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했다.

또 하나금융으로부터 피인수를 앞둔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 작업을 최대한 서둘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현대건설 매각작업을 서둘러 배당 등을 통해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대주주인 론스타의 배를 불리는데 악용되고 있다며 현대건설 매각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본계약을 체결했어도 12월 배당 등은 외환은행 이사회가 결정할 권한이 있다"며 "다만 실제 현대건설의 매각대금이 치러지는 시기와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배당과 관련해 어떠한 합의를 했는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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