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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너스, 대장암 치료 공식 흔들었다…“면역항암 반응군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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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기자I 2026.06.02 08:21:02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대장암 vs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대장암’.

현재 대장암 치료 시장은 면역항암제 반응군과 불응군으로 구분된다. 지니너스(389030)는 이 같은 대장암 치료 시장에서의 고정관념에 균열을 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겸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이 2025년 2월 서울 송파구 정의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대장암 속 ‘침략군’ 암세포 따로 있었다

지니너스는 최근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발표한 공간오믹스 연구를 통해 대장암 치료 시장에서의 이분법적인 틀에서 벗어나 면역항암제 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암세포를 추적했다.

그동안 바이오업계는 MSI-H/dMMR(MSI) 대장암은 면역항암제가 잘 듣고 MSS/pMMR(MSS) 대장암은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봐왔다. 실제 키트루다는 MSI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에서 ORR 45%를 기록했다. 옵디보(니볼루맙)+여보이(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은 65~71% 수준까지 반응률이 올라간다.

반면 전체 대장암 대부분을 차지하는 MSS 대장암에선 티센트릭 기반 병용요법조차 ORR이 2~10% 안팎에 머물렀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최근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연구의 의미를 들여다봤다. 이번 취재는 서면 인터뷰 후 메신저를 통한 추가 질의응답 과정을 거쳤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와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연구진이 공동 수행했다. 연구진은 원발성·전이성 대장암 환자 검체와 정상 조직을 포함해 총 27만3711개 세포를 분석했다. 대장암 세포를 정밀 분석한 결과, 서로 성격이 다른 7종류의 암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니너스는 이들을 △C1 염증형(inflammatory) △C2 리보솜형(ribosomal) △C3 EMT형 △C4 술잔세포(goblet-like)형 △C5 MHCⅡ형 △C6 OXPHOS형 △C8 증식형(proliferating) 등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C1 염증형과 C3 EMT형이었다. 실제 이들 암세포 비중이 높은 대장암 환자들은 예후가 더 나쁘게 나타났다. 반면 C4 술잔세포형은 상대적으로 좋은 예후를 보였다. 특히 EMT형(C3)은 다른 장기로 잘 전이되는 성향이 강한 전이형 암세포로 분석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암세포 위치였다. 상대적으로 덜 공격적인 암세포들은 종양 중심부에 많았다. 하지만 C1·C3는 종양 가장자리에 집중돼 있었다. 암 내부에 머무르기보다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고 밖으로 퍼져나가는 성향이 강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C1·C3는 단순히 증식만 하는 암세포가 아니라 실제 전이와 주변 조직 침범을 주도하는 침략군 암세포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이번 연구는 기존과 다른 기준을 제시해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효과를 더 정확히 구분했다"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찾는것이 더 정확해 진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샘플은 MSI/MSS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암세포가 면역세포 ‘세뇌’…TGF-beta 축 포착

지니너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악성 암세포가 주변 면역세포를 포섭하고 있다는 단서를 발견했다. 문제 중심에는 C1·C3 암세포가 있었다.

박 대표는 "C1·C3 암세포 주변에는 원래 암을 공격해야 할 대식세포와 호중구가 유독 많이 몰려 있었다"면서 "그런데 자세히 보니 분위기가 이상했다. 면역세포들이 암과 싸우는 대신 오히려 암세포의 침투와 전이를 돕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니너스는 그 배후 신호로 TGF-β 신호체계를 지목했다. 쉽게 말해 암세포가 면역세포에게 “나를 적으로 보지 말고 같이 움직이자”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EMT형(C3) 암세포는 TGF-β 신호를 통해 대식세포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며 “이 과정에서 암이 주변 조직으로 더 깊게 침투하는 양상이 확인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래 면역세포는 암 제거 특수부대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면역세포가 오히려 암세포의 경호원이나 길 안내자처럼 행동한 셈이다.

최근 면역항암 분야에서 TGF-β 신호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암이 단순히 숨어 있는 수준을 넘어 면역체계 자체를 조종해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니너스는 anti-PD-1 면역항암 치료 후 공격적 대장암 subtype(C1·C3)이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료=지니너스)


“악성 암인데 약은 잘 듣는다”…면역항암 반전 단서

흥미로운 점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빴던 C1·C3 암세포가, 역설적으로 면역항암제에는 더 잘 반응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니너스가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같은 anti-PD-1 면역항암 치료 전후를 비교한 결과, C1 암세포는 치료 후 뚜렷하게 감소했고 C3 역시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박 대표는 그 이유를 “면역세포가 많이 몰려 있는 뜨거운 암 특성” 때문으로 해석했다.

즉 암 주변에는 이미 T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PD-1이라는 일종의 브레이크에 막혀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anti-PD-1 치료가 들어가자 이 브레이크가 풀렸고 잠자고 있던 면역세포가 다시 암세포 공격에 나서면서 C1·C3 암세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지니너스가 개발 중인 공간오믹스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인텔리메드(IntelliMed)와 맞닿아 있다. 인텔리메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 기질세포가 종양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떤 신호를 주고받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신약 표적과 병용치료 전략을 찾는 플랫폼이다.

박 대표는 “이번 AACR 연구에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서로 손잡고 암 침투를 키우는 구조가 확인됐다”며 “앞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서는 어떤 세포가 어디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공간 단위로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텔리메드는 단순히 유전자 발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 조직 안에서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어떻게 연결되고 움직이는지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면역항암 타깃 발굴은 물론 ADC, 이중항체, 병용요법 개발 과정에서 환자 선별과 약물 기전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니너스는 최근 제기된 60억원 규모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주요 기관 투자자가 단기 매각 대신 보유 유지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지니너스 측은 “현재 해당 물량은 시장에 즉각 출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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