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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금액 자금 있나요" 위메프 점거한 소비자들…직원들은 없었다[르포]

한전진 기자I 2024.07.26 17:06:36

위메프 환불 미정산 사태 극단으로
성난 피해자들 오후 4시 사무실 점거
내부 직원들 메신저도 못끈채 자리 떠
남겨진 메신저엔 "환불 자금 있나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이렇게 앉아 있어도 소용없잖아요. 나서주세요.”

큐텐 계열사 위메프가 환불 절차를 진행한 지 삼일째인 26일 오후 2시. 위메프는 현재 총 1500여명 이상의 환불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이날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본사 1층에 운집했다. 길게는 3일까지 환불을 대기하던 이들이다. 오전부터 위메프 직원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앉아만 있을 수 없다”며 “사무실을 점거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며 건물 진입을 시작했다.

26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5층 내무 사무실. 내부에는 한 직원이 황급히 자리를 뜬 듯. 메신저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1000여명 환불 했다지만 삼일째도 환불런 이어져

위메프와 티몬의 환불 및 미정산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환불 신청을 했지만 받지 못한 이들, 뒤늦게 환불을 받기 위해 본사를 찾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위메프는 이날 오전 ‘환불을 현장이 아닌 온라인·고객센터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새벽부터 본사에서 환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대표는 어디 있느냐”, “환불 명부를 작성했는데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격양된 반응을 쏟아냈다. 점심께는 본사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소비자들이 현장 안전 관리를 위해 파견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도 했다.

오후 2시엔 소비자들이 직접 본사 건물 내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잠겼던 문이 건물 측 직원 교대로 잠시 열리자 소비자들은 이틈을 이용해 위메프 사무실로 향했다. 전날에도 본사를 방문했지만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한 소비자는 “티몬은 사무실 점거 등으로 강하게 밀어붙여서 환불 등이 이뤄지지 않았냐”며 “피해지들도 의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26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5층 내부 문이 열리자 사무실로 들어서는 소비자들. (사진=한전진 기자)
◇위메프 본사 점거…“돌려줄 자금 있나요” 메신저도 그대로

소비자들은 잠긴 5층 사무실 앞에서 모여 진입을 시도했다. 이윽고 오후 4시 전원 오류 현상으로 잠겼던 문이 열라자 사무실 점거가 시작됐다. 내부는 텅 빈 상태였다. 화이트 보드에는 직원들이 적은 듯한 ‘대충격의 날’, ‘내일도 충격이었다 ㅜㅜ’ 등 낙서가 적혀 있었다. 미리 사태를 예상한 듯 컴퓨터 등은 본체가 다 떨어져 나간 모니터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상태였다.

한 직원이 소비자 진입 직전까지 내부에 있던 정황도 포착됐다. 사무실 한 책상에는 메신저가 연결된 채로 노트북이 켜져 있었다. 메신저엔 다른 내부 직원의 “무슨 일이 있나요”라는 메시지가 남겨 있었고 “저희 위메프 피해자들입니다”, “헉 지금 본사 사무실 저희가 열어서 들어왔습니다”, “저희 취소금액 돌려주실 자금이 있으신건가요”라는 답변이 달려 있었다. 사무실을 점거한 소비자들이 남긴 답변인 듯 했다.

소비자들은 해당 데스크에서 위메프 관계자 명함 등을 찾아 본사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곳에 본사 직원이 상주할 것이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은 “얼마나 급했으면 이렇게 도망을 가느냐”라며 탄식했다. 메신저를 보고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소비자 피해가 없게 하겠다”며 환불 보장을 약속했다. 특히 판매자 대금과 환불 자금 마련과 관련해선 “모기업인 큐텐 차원에서 다 같이 대응하고 있다”며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이미 귀국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5층 앞.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사무실 앞에서 점거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티몬·위메프 사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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