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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7년 전 울고 매달려도 아버지는 야멸차게 가버렸다”며 “어머니와 전 서로 의지해가며 힘들게 살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다 2년 전 A씨의 아버지가 이혼 청구 소송을 했지만 유책 배우자이기 때문에 이는 기각됐다. 이혼 소송 도중 A씨의 어머니는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됐지만 늦게 발견한 탓에 손을 쓸 틈도 없이 황망히 세상을 떠났다고.
A씨는 혼자 쓸쓸히 장례를 치른 뒤 어머니의 재산을 정리했다. 작은 아파트 하나와 생전에 들어놓았던 생명보험이 있었고 어머니 사망 1년 전 수익자를 아버지에게서 A씨로 변경해 놓았던 상황인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어머니의 생명 보험금을 받았지만 이후 장례식장에도 찾아오지 않던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다. 본인도 어머니의 상속인이기 때문에 아파트를 나눠야 하고 생명 보험금도 본래 자신이 받는 것이니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A씨는 거절했으나 아버지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사연을 접한 최영비 변호사는 “A씨 아버지도 여전히 법적으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배우자이기에 민법이 정한 상속인이 된다”고 전했다.
민법상 상속순위는 가장 먼저 배우자와 직계 비속(자녀 손자녀 등)이며, 후 순위로 배우자와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 다음으로 현재 자매다. 앞선 순위 대상이 있다면 후순위에게는 상속이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최 변호사는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은 당연히 상속 대상으로, A씨와 아버지가 상속분에 따라 공유하는 형태로 상속재산을 물려받게 된다”고 봤다.
A씨 어머니 생명보험금에 대해서는 “상속재산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단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1년 전쯤 수익자를 A씨로 특정해 변경했지만 반드시 A씨에게 모두 돌아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사망하기 전 보험수익자를 제3자로 지정하거나 중간에 변경하는 것은 일종의 ‘증여’로 보고 민법상 유류분 반환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
이에 최 변호사는 “아버지가 그 돈에 대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일부는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며 “소송까지 원하지 않는다면 상속재산 분할협의서를 쓰며 유류분을 포기하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