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여경XX" 도와주러 온 경찰에 욕설·폭행한 20대 벌금형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주취자 보호 조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밀치고 욕설을 퍼부은 20대 남성이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이데일리DB)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공무집행방해, 모욕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길거리에서 술을 마친 상태로 집을 찾아 헤매던 중 주취자 보호 조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욕설과 고성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도와줄 것이 있느냐”는 여경의 질문에 “여경 XX 무능한데 네가 한 거 뭐 있느냐” 등 성적인 욕설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칼X 맞을 때 너는 뭐했느냐. 세명이나 죽었는데 너 혼자 도망쳤잖아”라며 “네가 잘한 게 뭔데 XXX아”라고 소리쳤다.

A씨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으로 이웃집과 시비붙은 40대 남성이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사건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피해자 구제를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도마에 올랐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흉기 난동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 여경이 사건 현장을 이탈했다는 글이 확산하며 ‘여경 무용론’이 일은 바 있다.

재판부는 A씨에 “술에 취해 집을 찾지 못하는 피고인을 도와주러 온 경찰관을 상대로 폭행과 욕설을 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폭행의 정도가 경미하고, 피고인이 경찰관들을 찾아가 사과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