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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일을 하는 게 아니고, 시스템이 일을 하는 게 아니고, ‘문화가 일을 한다’는 말을 굉장히 믿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창업자)이 카카오 10주년을 맞아 18일 오전 10시 8000여 명의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직원들에게 카카오톡 영상 편지를 보냈다. 그는 앞으로의 10년을 맞이하는 자세로 ‘선한 의지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제시했다. 사업적으로는 ‘비욘드 모바일’, ‘넥스트 모바일’이 고민이라고 했다. 9분 분량의 영상 편지에서 김 의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기업 문화였다. 김 의장은 “문화가 일을 한다는 말을 믿는데 나중에 합류한 크루(카카오 직원을 일컫는 말)들은 혼란스럽기도 할 것이나 카카오에는 그런 문화가 아직 살아 있다”고 했다.
정박한 ‘배’는 본질이 아냐..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그가 기업 문화를 10주년 화두로 다시 꺼낸 것은, 카카오의 시작이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는 ‘도전’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금은 단독 회사로서는 하기 힘든 일들, 미래의 이니셔티브를 찾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저는 호기심 많고 상상하고 이루려는 사람”이라며, 아이위랩 창업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배’ 이야기를 꺼냈다. 김 의장은 “당시 “대한민국에 없던 회사를 한번 지향해 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배는 항구에 정박할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가 아니다. 제 카톡 프로필인데 거기에 많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의 카톡 프로필에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라는 글이 있다. 그가 무료이며 편리한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를 생각한 것도 더 나은 세상을 꿈꾼 덕분이다.
김 의장은 아이폰 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4명이 만든 아이위랩에서 밤 새워 ‘카카오톡’을 만들었던 당시에 대해 “앱스토어에 올리고 지켜보며 흥분하고 기대하고 불안해하고 초초했던 기억, 한 달 만에 결과가 나와 인생의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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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기업의 의지가 세상을 좋게 만든다”
카카오 덕분에 일본에 시집 간 딸이 손자 사진을 자주 보내줘 좋다는 어르신을 예로 들면서 “(유료인 통신사 문자메시지 대신)무료인 카카오를 쓰면서 ‘세상 참 좋아졌네’라는 말을 들을 때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한 게 당연한 세상이 되는 것, 은행에 가지 않아도 금융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지향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가)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면서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가진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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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글로벌 기업들 두렵지만..위대한 회사가 되자”
지금까지의 10년은 ‘좋은 회사’가 목표였지만, 앞으로의 10년은 ‘위대한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자기주도성, 도전의식, 수평적 소통 같은 기업 문화에서 ‘카카오스러움’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살아봤던 세상이 아니어서 리더들이 어긋나면 안된다. 본질을 잘 이해하고 판단하는 사람이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이는 계열사 CEO들, 리더들, 크루들이 다 공감하고 있다. 이런 것이 카카오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선도적인 리딩 업체를 보면 그 회사의 규모가 우리를 압도하지만, 언제나 어려움은 있을 것이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우리의 여정이기에 여러분과 함께한 10년이 자랑스러웠듯이 앞으로의 10년도 너무너무 기대된다. 모바일을 넘어서 새로운 혁신, 새로운 도전을 신나게 함께하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