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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따르면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재찬(62)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김학현(61)·신영선(57) 전 부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1분쯤 출석한 정 전 위원장과 신 전 부위원장은 ‘퇴직 간부들의 대기업 재취업을 알선한 혐의를 인정하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 전 부위원장은 “범죄 혐의를 인정한다”며 영장실질심사 출석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다.
검찰은 장·차관급인 이들이 공정위 재직 당시 인사부서를 통해 4급 이상 퇴직예정 공무원 명단을 관리하며 기업들과 일대일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간부들 재취업을 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정 전 위원장과 김 전 부위원장은 각각 2014∼2017년 재직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부위원장을 지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검찰은 공정위 퇴직 간부들이 근무시절 해당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사건에 대한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취업 등의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해당 기업에 공정위 간부 10여명에 대한 특혜성 채용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부위원장의 경우 업무방해에 더해 뇌물수수와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김 전 부위원장이 지난 2013년 한국공정경쟁연합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혐의와 2016년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자신의 자녀 채용을 청탁해 취업을 성사시킨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그동안 공정위 퇴직 간부들의 특혜취업 대상 기업들과 인사혁신처 등 정부 부처를 수차례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이어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과 정재찬 전 위원장을 차례로 소환조사한 뒤 신병확보 추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