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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20% "적정공사비 반영 않으면 주당 52시간 이상 작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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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재 기자I 2018.06.11 11:00:01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설문조사 실시
애로사항 1위 '공사기간·비용 증가'
사업관리 효율성 제고 등 대응책 마련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발주기관이 취해야 할 조치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중복응답)(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종합건설업체 10곳 중 8곳이 오는 7월 법정근로시간 단축 시행과 관련해 발주기관의 적정한 공사비용 책정 및 공사기간 반영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적정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 단축 이후에도 지금과 똑같은 조건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업체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종합건설업체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83.9%(중복응답)는 발주기관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상승비를 반영해 적정공사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83.2%는 적정 공사기간 반영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제한되면 공사기간과 공사비 증가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해 경영 상태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여주는 수치다.

국내 건설현장 10곳 중 4곳에서는 공사기간이나 공사비용 증가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애로사항으로 꼽았고 건설회사 본사 33.1%는 공사비 증가에 의해 경영 상태가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애로 사항(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설현장 3곳 중 1곳은 사실상 주 6일제를 뜻하는 ‘4주 4일 휴무’ 형태로 일하고 있다. 해외 건설사업장 절반(50%)은 격주로 토요일에 일하는 ‘4주 6일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건설회사 본사조차도 3곳 중 1곳은 주 5일 근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탄력근무제도 건설업계에서는 아직 다른 세상 이야기다. 건설사 본사(83%), 국내 현장(73.2%), 해외 현장(66.7%) 모두 ‘탄력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건설업계에 이처럼 초과근무가 만연해 있는 이유에 대해 건설사 본사의 경우 ‘일손 부족 등 회사 사정상 불가피’(72.3%)를 첫손에 꼽았다. 국내·외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기간 단축’이나 ‘하도급 업체의 공사 관리상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0~30% 이상 쏟아졌다.

초과 근무 발생 원인(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 때문에 종합건설업체 4곳 중 3곳은 법정근로시간 단축을 건설업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공사비 혹은 공사기간에 변경되는 근로조건이 반영되지 않는 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계절, 날씨 등의 변화 요인이 많고 일용직 근로자가 많은 현장 특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우려되는 부분은 향후 해외건설 수주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응답업체의 64.1%는 공사기간 증가로 간접비 등의 손실이 발생하거나 근로자들의 보수가 줄어 해외 현장 근무를 다들 기피하게 되는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수주 시 현지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근로시간 단축 대응방안으로 사업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숙련된 기술인력 양성, 인력 채용 증대,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 향상 등의 대책이 나왔다. 반면 비공식적으로 현재와 같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답변도 20% 가까이 집계됐다.

최은정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관리 효율성 제고 및 숙련된 기술 인력 양성이 필요하고, 발주자는 변경된 제도를 반영해 적정 공사비를 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법정로시간 단축이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3주간 실시해 100개 건설업체에서 총 161부를 회수했다. 업종별로는 토건 업체가 전체의 66.7%(104부)로 가장 많았다. 시공능력 순위별로는 1~50위의 대형 건설업체가 전체의 72.1%(62개사)를 차지했다.

근로시간 단축 관련 대응 계획(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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