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오늘 오전 3시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면서 “탄종은 ‘화성-14형 계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화성-14형 계열 장거리탄도미사일 추정”
북한의 화성-14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7월 4일과 28일에 이어 세 번째다. 첫 시험발사 당시에는 930여km를, 두 번째 발사에선 1000여km를 비행했다. 이날 쏘아올린 화성-14형은 최고고도 약 4500km, 비행거리는 약 960km를 기록했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정상 각도 발사시 사거리가 1만3000여km로 추산된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은 물론 미 본토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란 의미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에 대해 “지난 7월 4일과 28일 발사 때와 비교하면 고도가 많이 올라갔고, 이른 새벽에 발사하는 특이한 점도 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처음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 지역인 평성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개활지역으로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발사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오전 3시18분경 공군의 조기경보통제기인 피스아이(E-737)가 가장 먼저 탐지했다. 이후 동해상에서 작전 중인 해군 이지스함과 공군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에서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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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추가 대북제재 등 전방위적인 외교·경제적 압박에 나선데 대한 반발과 북한 내부 경제난 악화 및 권력기관 숙청, 최근 공동경비구역(JSA) 귀순자 발생 등 내부 불안요인 확산에 따른 체제결속 도모 등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ICBM급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미 협상을 위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발사 현장 참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합참 관계자는 “즉답을 하기보다는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고 말해 김정은 참관 가능성을 시사했다.
◇北 도발 6분만에 응징 사격…킬체인·KMPR 능력 과시
특히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시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오늘 적의 탄도미사일 도발 직후에 우리 군이 지·해·공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직후 6분 만에 응징 보복 실사격 훈련을 실시해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응한 이날 사격훈련에는 육군의 미사일 부대, 해군의 이지스함과 공군의 KF-16이 참가해 해성-II(함대지)과 현무-II(지대지), 스파이스-2000(공대지) 미사일을 각 1발씩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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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격훈련은 우리 군의 정찰감시자산으로 적 도발징후를 포착하고 지속 감시하면서 대공경계 및 방어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해·공 미사일 동시탄착(TOT) 개념을 적용한 합동 정밀타격으로, 적 미사일 기지를 일거에 궤멸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동향을 24시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도발 시에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언제든지 도발원점과 핵심시설 등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군은 적의 도발에 바로 합동전력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으로 대처하고 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한미가 동시 대응 타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