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면 그런 듯 하다. 현대차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실패 후 정말 쓸 만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놨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첫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리터당 21km라는 연비를 구현해 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이 24일 강원도 양양 쏠비치에서 열린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행사에서 "현대차의 모든 신기술을 담은 야심의 역작"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있게 내놓은 모델이기도 하다.
◇확 바뀐 앞모습.. 친환경 이미지 `쏙`
시승을 위해 들어선 쏠비치 야외 주차장에서 맨 처음 눈에 띈 블루 색상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골라 탔다. 기존 쏘나타 가솔린 모델엔 없는 하이브리드 전용 색상으로 나온 것이다.
같은 엔진을 달고 동시에 출시된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가 기존 가솔린 모델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채택한 것과 달리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앞모습부터 완전히 차별화시켰다. 현대차 관계자가 "철판을 빼고 전부 다 바꿨다"고 얘기할 정도.
기존 윙 타입의 그릴을 물방울 모양의 `헥사곤` 타입 그릴로 바꿔 스포티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후면엔 심플한 리어 콤비 램프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이번엔 운전석에 앉아 봤다. 계기판의 4.2인치 모니터를 통해 주행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한 하이브리드 전용클러스터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주행중 연비는 물론이고 배터리 상황 등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었다.
센터페시아 등의 인테리어는 부분적으로 메탈을 적용한 것 말고는 크게 바뀌어 있진 않았다.
◇구불구불한 길 달려도 연비 17.2km/ℓ 거뜬
현대차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만큼 가장 궁금한 것은 연비였다. 서둘로 시동버튼을 눌러봤다. 역시 조용하다. 정시 상태에서도 소음이나 진동이 없어 시동이 걸려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시승코스는 쏠비치에서 정동진까지 이어지는 왕복 130킬로미터 구간으로 정동진까지는 국도를 이용하고, 돌아올 땐 고속도로를 이용해 연비 등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저속주행에선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여 일부러 넣은 `가상엔진음` 말고는 별다른 소음이 없었다. 이 마저도 아주 미세하게 들렸고, 속도를 높이면서 가솔린엔진으로 전환될 땐 엔진음이 조금 커지는 것 말고는 역시 커다란 변화를 느끼긴 어려웠다.
직선구간에서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더니 천천히 속도를 높이면서 시속 160km까지 무난히 올라갔다. 오히려 시속 60~80km의 저속구간에선 반응이 다소 늦은감이 있어 아쉬웠지만 100km를 넘자 무난히 속도를 올렸다.
보통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저속구간에선 전기모터로 고속에선 가솔린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00km를 넘는 고속주행에서도 정속으로 주행했더니 일시적이나마 EV모드 주행이 가능했다.
병렬형 시스템을 통해 엔진과 모터 사이에서 동력을 단속하는 엔진클러치를 적용해 구동 효율을 극대화 한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제동 때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 등이 최적의 연비를 내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이런 시스템 덕분인지 정동진에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17.2km였다. 공인연비 21km엔 못 미쳤지만 하이브리드차라는 점을 인식하지 않고 평소 운전습관대로 운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만족스러운 연비였다. 정속주행을 했더라면 20km 이상의 연비는 가능해 보였다.
돌아오는 고속도로 구간에선 시속 120~140km 안팎으로 속도를 냈더니 아무래도 EV모드의 활용이 적었던 만큼 연비는 다소 떨어진 14.7km로 나왔다. 그러나 급가속 등을 반복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역시 나쁘지 않았다.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 차가 크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듯 하다.
성능 무난하고, 연비도 좋은데 문제는 가격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동급의 가솔린모델보다 300만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이 역시 매년 2만km씩 운행하고 기름값을 리터당 1931원이라고 가정하면 3년간 기름값 339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구입비를 감안해도 2년6개월만 타면 구입비 차액을 회수할 수 있고, 3년을 타면 47만원, 7년 타면 500만원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300만원의 차이가 큰 부담은 아닐 듯 하다.
▶ 관련기사 ◀
☞[마켓in]피치, 현대차·기아차 등급 `BBB`로 높여
☞[마켓in]피치, 현대차·기아차 등급 `BBB`로 높여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국내서 1만8천대 팔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