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 누구나 시간 단위로 맡기는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 운영이 2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실제 현장을 찾아보니 양육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소위 ‘독박육아’의 높은 피로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 측에서는 향후 시설을 확대하고 육아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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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찾은 도봉구 세인어린이집 앞에는 “엄마에게도 시간이 필요해요”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내부에 들어서니 총 두 명의 영아와 한 명의 유아가 서울형 시간제 보육을 이용 중이었다.
1층에 영아들이 모인 널찍하고 깔끔한 공간에 들어서니 두 명의 보육 교사가 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노란 의자에 앉은 아이에게 부모님이 준비해 온 이유식을 먹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돌이 지난 한 아이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이 공간에 적응하고 있었다.
이 양육자는 처음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부터 이곳을 이용했다고 했다. 그는 “주변 아이 엄마들이 새롭게 생겼다고 알려줘서 왔는데 집도 도보 10분 거리라 가깝고 너무 좋다”며 “아직 어린이집에 입소할 생각이 없어서 자주 이용할 것 같다. 아이도 처음에는 엄마가 30분은 같이 있어 줘야 적응했는데 이제는 15분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3층으로 올라가니 7세 남아가 외할머니와 함께 방문해 있었다. 양육을 하고 있는 외할머니는 “아이를 친할머니가 봐주고 계셨는데 다리 수술을 하게 되면서 데려오게 됐다. 앞으로 두 달 동안 맡을 예정”이라며 “하루 종일 돌보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다. 오늘 4시간 만 맡겨두고 집에서 개인 시간을 보내다 하원할 때 데리러 올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은 기존 어린이집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서 주중·낮 시간대에 시간 단위로(1일 최대 4시간, 월 60시간 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양육자가 긴급한 상황뿐 아니라 운동, 자기계발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때에도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운영 중이다.
이용료는 1시간당 2000원이다. 만약 부모와 어린이집이 합의해 식사를 제공하게 된다면 추가로 2200원을 받는다. 정부의 시간제 보육이 가정양육 아동은 2000원, 기존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5000원으로 차등 운영하는 것과 다르다. 이용 시간도 정부 시간제 보육(오전 9시~오후 6시)보다 앞뒤로 1시간 30분 더 연장한 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까지다. 연령대도 정부의 시간제보육 대상은 6개월 이상~36개월 미만이지만 서울시는 취학 전 모든 보육 연령대인 6개월~7세 이하의 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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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권역별로 7개 어린이집을 시범운영 중이다. 제공기관의 운영 능력 및 시설의 쾌적함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서울형어린이집’ 공인을 받은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향후 수요가 많아지면 반을 늘릴 수 있도록 최대 3개 반의 시간제전문 어린이집 운영이 가능한 곳들로 선정했다. 시는 내년에는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감놀이나 레고, 목공 등 나이대에 맞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간다.
지난 6월 17일 개소 이후 현재(7월 4일)까지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에는 아이들이 총 92회 방문했다. 0세 10건, 1세 51건, 2~3세 9건, 4세 이상 22건으로, 1세 이용이 가장 많았다. 이용 아동은 25명으로, 한 두번 이용보다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수요가 많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홍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서울형 시간제 보육은 서울특별시 보육포털서비스에서 신청 받는데 어린이집 입소 등을 위해 사용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정부의 ‘아이사랑’ 포털에서 예약할 수 있게 해달라는 등의 의견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은 기본보육의 대체는 아니다. 육아휴직이 활성화하면서 늘어나는 가정 양육자들의 피로도를 낮추고 아이들에게 에너지 넘치는 돌봄을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내년부터는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전문 강사를 섭외해 육아에 도움이 되는 양육자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 등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