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OTP카드가 발급됐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존 ATM기기보다 좀 더 큰 크기의 무인 점포, 신한은행의 디지털 키오스크에 신분증을 투입했다. 신분증이 확인되자 신한은행 직원과 영상통화가 연결됐다. 직원은 임 위원장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임 위원장에게 손바닥을 활용해 정맥 인식을 요구했다. 정맥 인식과 비밀번호 등록이 끝나자 임 위원장의 본인 확인이 모두 완료됐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
이후 임 위원장은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OTP카드를 발급받길 원했다. 몇 십초만에 디지털 키오스크란 기계는 실물로 OTP카드를 발급했다. 임 위원장은 “은행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OTP카드를 발급받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신한은행은 2일 오전 신한은행 본점 15층 심포니홀에서 임 위원장을 초대해 ‘무인스마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임 위원장은 이날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정맥을 인식한 첫 고객이 됐다. 앞으로 임 위원장은 정맥 인식만으로 입출금 계좌 개설을 제외한 사실상 거의 모든 은행 업무(예금담보대출은 가능, 그 외 대출은 불가)를 볼 수 있게 됐다. 예컨대 OTP카드나 체크카드 발급은 물론, 소득공제 증명서 등도 발급된다. 해외송금이나 대출상환 관리도 가능해진다. 기존 ATM이 입출금,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만 가능했던 것에서 디지털 키오스크에선 107개의 창구 업무가 가능해졌다. 다만 디지털 키오스크를 이용하기 위해선 신한의 거래 고객이어야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말에 급하게 인터넷뱅킹 이체 한도 부족이나 보안카드 등을 분실해 이체가 불가능한 경우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업무를 처리한 후 이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은행의 업무 시간과 무관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ATM기기처럼 오전 7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직원의 영상통화가 필요한 최초 정맥인증이나 입출금 계좌 개설의 경우 평일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은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또 이날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도 출범했다. 써니뱅크는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등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 전문은행과 유사하나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 임 위원장은 이날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신한 주거래 우대 통장’에 가입했다. 휴대폰으로 신분증 확인, 휴대폰 본인 인증, 영상통화를 거쳐 통장 가입이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연내에 ‘기존 계좌 확인 방식’을 추가해 영상통화 대신 기존 계좌 확인 방식으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써니뱅크의 홍보대사인 소녀시대 써니도 시연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임 위원장은 “비대면으로 실명을 확인해 계좌를 개설하고,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OTP카드를 발급받아보니 핀테크의 편리함이 앞으로 있을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금융산업의 틀을 바꿔 소비자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금융개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