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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방안에 실망한 증권가..시장 더 죽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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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4.06.17 15:47:18

미니선물 빠지고 개인투자자 참여 제한.."규제안에 가깝다"
은행 참여 허용에 위기의식 고조

[이데일리 권소현 김인경 기자] 파생상품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업계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활성화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규제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옵션 승수 인하나 주식워런트 증권(ELW) 호가 폐지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기대했던 미니선물 도입은 불발되고 오히려 개인들의 파생상품 투자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나 시장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이 더욱 위축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은행에 파생상품 자기매매를 허용하면서 증권사와 선물사의 위기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투자자 더 떠날까 우려

이번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소위 프로 중심의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전문가들의 시장으로 키워 질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위험을 헷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위험이 따르는 투기성 거래는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전문적인 투자자들에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한맥 사태를 계기로 파생상품 시장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며 “전문지식 없이 고수익만 바라고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는 막고 해외에서 고빈도 대량 거래자를 유치해 대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적격개인투자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시장이 거래대금 기준으로 지난 2011년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반투자자들의 활약이 컸다. 하지만 옵션 승수 인상, 주식워런트증권(ELW) 호가 제한 등 금융당국이 잇달아 규제를 도입하면서 개인투자자도 점차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33%를 차지했던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2013년 30.7%로 낮아졌고 올 들어 5월 말까지 29.14%로 더 떨어졌다. 글로벌 순위도 2012년 5위에 이어 작년에는 9위로 더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개인투자자 참여 자격 제한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율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규 투자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개인투자자 이탈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 높은 장벽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담당 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 참여를 제한해서 시장이 활성화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개인투자자 보호수단을 도입하려면 기본적으로 문호를 열어주되 매매 제한을 두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은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받쳐줘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개인투자자 참여 제한은 아쉽다”며 “지난 2012년 ELW 초단타 매매가 문제가 되면서 규제했는데 시장에서는 그런 스캘퍼가 일정부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고대했던 미니선물 도입 제외 ‘실망’..은행 참여에 증권업계 위기의식

이번 대책의 또 다른 핵심은 변동성지수 선물, 섹터지수 선물, 미국달러 야간 선물 등 신시장 개설이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 고대했던 미니선물이 빠졌다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니선물은 코스피200선물의 거래단위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하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 만큼 미니선물은 도입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규제 자체가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을 도입한다고 해도 투자자를 유인하기엔 부족하다”며 “미니 선물이 도입되면 거래가 많아지면서 파생상품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 미니 선물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은행에 파생상품시장 문호를 개방키로 한 것에 대해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은 장내 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 선물사나 증권사의 중개매매를 이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계적으로 허용해 충격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가뜩이나 증권사와 선물사들 먹거리가 줄어서 고사위기에 처한 곳들도 많은데 은행까지 뛰어들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와 선물사 입장에서는 은행이 큰 고객이었다”며 “은행이 단계별로 들어오니 바로 타격이 있지는 않겠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좀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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