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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메커니즘을 구축한 영국 주도의 국제기금(International Fund for Ukraine)이 지난 2일 게재한 조달공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최대 300km 범위의 타격능력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다른 국가들에 3일 이내에 ‘관심 표명’(expressions of interest)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WP는 “최대 300km 타격능력은 영국의 스톰쉐도우 공대지 순항미사일(이하 스톰쉐도우)과 거의 일치하는 사양으로 우크라이나의 옛 소련제 전투기에 탑재하면 러시아 영토까지 타격이 가능하다”며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랜 기간 부인해온 장거리 미사일을 보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와 동부 지역의 러시아 지휘 센터나 보급선, 탄약 및 연료 저장고 등 후방을 타격하기 위해선 장거리 미사일과 F-16 전투기 등이 필요하다면서, 서방 국가들에 꾸준히 지원을 요청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과 관련해 서방국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올해 초 유럽 국가들에 “당신들의 무기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연루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하이마스를 포함해 다중발사 정밀로켓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서도, 확전을 우려해 사거리가 약 80km로 제한된 탄약만 지원하고 있다. 반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에서도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톰쉐도우를 지원할 뜻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이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정부 관리는 “국가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위험 허용 범위가 분명히 다르다”며 “우리가 (먼저 우크라이나에) 무언가를 주면 다른 국가들이 (군사 지원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