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A씨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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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씨의 남편은 결혼하자마자 돌변했다고 한다. 그는 “화가 나면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티비며 가전제품과 화분을 바닥에 던져 부쉈다”며 “제가 빨래를 제대로 못 한다면서 빨래 건조대를 밖으로 내던져서 행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기까지 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남편의 폭력을 더이상 참지 못한 A씨는 이혼하려고 필요 서류를 떼러 갔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의 혼인관계증명서에서 이혼이라는 글자를 보게 됐다. 게다가 남편의 가족관계 증명서를 떼어 보니 웬 모르는 아이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며 “분명 저와 혼인신고를 할 때는 초혼이라고 했던 남편이 사실은 이미 아이가 있고 이혼까지 한 사람이었던 것”로 토로했다.
A씨는 “그날 밤 남편에게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따졌더니, 남편은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아닌데 여동생을 대신해서 자기 호적에 올려준 것’이라고 변명했다”며 “하지만 알고 보니 남편은 전처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었고, 그것도 꽤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편이 초혼이라고 해서 결혼을 한 건데 혼인을 무를 수는 없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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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씨는 사기를 당해 혼인한 것으로 간주돼 ‘혼인 취소’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 대법원 판례에서는 ‘사기’는 적극적으로 거짓말한 것뿐 아니라 소극적으로 사실을 말하지 않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하고 있다”며 “A씨의 사건과 같이 남편이 자신의 전혼 및 자녀에 대해서 침묵하여 말하지 아니한 것은 혼인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혼인은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후에는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며 이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과거 법원은 유사한 사건에서 위자료와 재산 분할을 청구한 것에 대해 모두 인정해 준 사례가 여럿 있다”며 A씨 혼인 취소 소송 제기와 함께 남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