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탄탄한 국내 영업망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판매 노하우와 글로벌 임상을 통한 데이터 경쟁력을 내세워 맞불을 놓는다. 아울러 치료 비용 부담이 적잖았던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국내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상당 부분 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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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이날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루센비에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가격이다. 루센비에스의 가격 상한액은 병당 30만원이다. 이는 오리지널 루센티스 상한액 82만636원과 비교해 약 63% 저렴하다. 경쟁 상대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의 상한액 46만3773원과 비교해 35%가량 저렴하다.
종근당은 순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로 루센비에스를 양산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2012년 바이오시밀러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고생산성 균주를 개발하고 라니비주맙 항체 원료의약품의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종근당은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증식성 당뇨성 망막병증의 치료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 손상의 치료 등 루센티스가 보유한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 종근당이 자체 영업조직인 안과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을 낮추는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종근당은 국내 의약품 매출과 영업이익 기준 1위의 제약사인 만큼 탄탄한 영업망을 자랑하고 있다.
종근당은 기존에 일본 쿄와하코기린이 개발한 2세대 빈혈치료제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NCKD-11101’를 판매한 경험을 토대로 루센비에스 마케팅과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근당은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2호 바이오시밀러 출시까지 성공하게 된다며 중장기적인 성장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루센비에스는 종근당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해 오리지널 약물이 가진 적응증을 모두 확보한 고순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에피스, 美서 먼저 판매해 데이터 경쟁력 확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어워드 2022’에서 ‘아시아·태평양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10종 중 6개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에서 루센티트 바이오시밀러인 ‘바이우비즈’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판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바이우비즈 출시 후 3개월간 120만달러(약 15억원) 어치를 팔았다. 업계에서는 판매 초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해 종근당이 국내 임상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글로벌 임상을 시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더 많은 비용과 공을 들였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총 705명의 습성 연령유관 황반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의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 705명 중 52주간 처방을 유지한 환자 63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약품 효능과 약동학(PK), 면역원성 안전성 등에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간의 동등성을 확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루센티스가 보유한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구개발전문 기업인 만큼 안과 전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삼일제약(000520)을 통해 이르면 이달 내 아멜리부를 국내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일제약은 안과의약품 전문기업”이라며 “삼일제약의 영업력과 자사의 데이터 경쟁력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반변성이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의 노화, 염증 등으로 인해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며 완치 개념이 없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는 지난 2021년 글로벌 연간 매출이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안과 질환 분야의 블록버스터다. 증권업계는 루센티스의 국내 시장 규모를 약 320억원으로 추산하며 올해 루센비에스와 아멜리부 관련 매출을 100억원 이상씩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