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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구조적으로 내신 1등급을 배출하지 못하는 고교는 전국에 43곳이다. 강원도가 12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 10곳 △전남 8곳 △경남 5곳 △경북 5곳 △인천 3곳이다.
현행 고교 상대평가 체제에선 내신 1등급을 받으려면 상위 4% 이내에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1등급을 산출하려면 최소 학생 수가 13명이 돼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가 43곳에 달한다는 것. 13명의 4%는 0.52명이지만 교육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지침에 따라 반올림한 값으로 1등급을 산출할 수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수업 수강 학생이 12명인 경우부터는 1등급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 고교가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내신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서울 소재 10개 대학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의 상위 70% 커트라인은 경영 관련학과가 모두 내신 1등급대다. 자연계열 물리 관련 학과는 8개 대학이 1등급대이며 나머지 2개 대학은 각각 2.0등급, 2.1등급이다. 구본창 소장은 “지역·학교에 따라 구조적으로 1등급을 배출 못하는 학교가 나오고 있다”며 “고교내신 상대평가는 지역과 학교 간 격차를 유발하는 제도”라고 했다.
사교육걱정은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평가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소장은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취학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고교내신 상대평가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지역·고교 간 차별을 막고 교육 본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상대평가를 금지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평가로 전환해도 여전히 남아 교육불평등을 야기하는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도 필요하다”며 “고교학점제 등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적성을 고려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