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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상가 임대료 인상과 수차례 강제집행 시도 등을 둘러싸고 건물주 이모씨와 갈등을 빚어 망치로 폭행한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5)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살인미수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28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2심 재판부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쇠망치를 들고 피해자를 추격하면서 여러 차례 휘둘렀다는 점을 볼 때 직접적인 살인 고의는 인정할 수 없어도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피해자의 두개골 사진을 비춰볼 때 직접적으로 조준해서 쇠망치를 휘둘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특수폭행 혐의만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의 전원일치 평결로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항소심에 이르러 향상된 화질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살펴봐도 배심원 평결을 수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는 (김씨가)범행 과정에서 다치게 한 제3자와 합의를 했고 재물을 손괴한 부분도 소유주와 합의를 한 점을 고려했다”며 1심보다 형을 6개월 감형했다.
2009년 5월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가게 영업을 시작한 김씨는 2016년 새 건물주인 이씨가 월 임대료를 기존 약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올리면서 극심하게 대립했다.
이씨는 이후 김씨를 상대로 한 건물명도소송에서 승소해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2차례에 걸쳐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김씨와 그를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몸으로 막아 무산됐다. 김씨는 강제집행을 막으려다 손을 다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김씨는 지난해 6월 7일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이씨를 망치로 수차례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됐다. 이밖에도 김씨는 이씨를 차량으로 치려다 지나가던 행인 염모씨를 친 혐의(살인미수)와 당시 뒤에 있던 제네시스 차량을 망가뜨린 혐의(특수재물손괴)도 받았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김씨의 범행이 살인미수로 보기 어렵다는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평결과 더불어 “통상적인 살인과는 다르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