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일본 땅값이 8년 만에 상승했다. 특히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지가상승이 가팔랐다. 아베노믹스(아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의 효과 덕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올해 1월1일 기준 전체평균 공시지가가 작년과 비교해 0.1% 상승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공시지가가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상업지역 지가는 0.9% 상승했다. 특히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3대 도시 상업지역은 2.9%나 급등했다. 도쿄 지역에서는 올림픽 수혜지역과 비 수혜지역 온도 차가 뚜렷했다. 선수촌이 건설되는 주변지역은 지가 상승폭이 컸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하락과 보합세를 보였다. 이밖에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를 포함한 지방거점도시의 상업지역도 5.7%나 올랐다.
반면 주거지역은 0.2% 하락했다. 그래도 하락폭이 전년(-0.4%)보다 완만했다. 도쿄를 비롯한 3대 대도시권은 0.5% 상승해 5년째 오름세를 탔다.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주거지역 부동산 가격은 1%가량 하락했다.
일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지역은 도쿄 도심에 자리 잡은 ‘야마노 악기 긴자본점’이 차지했다. 1제곱미터당 땅값이 4010만엔(약 4억1500만원)이다. 3.3㎡(평)당 우리 돈으로 약 13억7000만원 수준이다. 올해 종전 최고였던 지난 2008년(제곱미터당 3900만엔)을 기록을 경신하며 일본 내에서 10년째 최고가를 유지했다.
일본의 땅값이 반등한 것은 아베노믹스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향하면서 지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부동산 신규대출도 작년 2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은행(BOJ)도 작년 한해 약 920억엔을 부동산 투자신탁에 투자했다.
또 엔화 값이 떨어지자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일본 부동산 투자를 늘렸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상점과 호텔 주변 땅값이 오르면서 전체 지가를 끌어올렸다. 부동산서비스 회사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일본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문의가 계속 많아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리츠를 포함한 부동산 투자자금이 도심 상업지역으로 몰리면서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