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으로 국민의힘 싱크탱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교수가 한동훈 신드롬을 분석한 책 ‘1973년생 한동훈’을 냈다.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우리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이유와 앞으로 그의 역할에 대한 분석을 책에서 했다. 국내 정치 서적 중 한 장관을 분석한 첫 책이다.
심 교수는 포털 미디어다음 뉴스파트장 겸 기자(2003~2007년)로 활동하면서 이명박·원희룡·이문열·진중권·추미애 등 유명 정치인과 대중문화계 인사 100여명을 인터뷰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시라큐스대학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22년부터 스페인 IE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 미디어 조교수로 활동 중이다.
한 가지 이채로운 점은 심 교수와 한 장관은 일면식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정치 현상’으로 나타난 한동훈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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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의 말끔한 옷차림새도 그의 팬덤을 형성하는 발판이다. 대중의 머릿속에 도식화된 장관 혹은 관료의 모습과는 다르다. 심 교수는 “강남 신사 스타일의 한동훈 장관은 자신만의 능력으로 586 정치 카르텔의 부당한 탄압에 맞섰다”며 “이것은 정치적 계파나 특정 팬덤이 지켜준 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이 갖고 있는 개인기, 탁월한 전문성과 시대를 읽어내는 직관과 혜안으로 돌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훈 팬덤에 대해서도 그는 “유례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전부터 팬덤이 생겨났다”며 “팬덤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이 비정치적인 계층, 즉 아이돌이나 연예인 팬덤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계파정치’와 ‘팬덤정치’를 거쳐 온 한국 정치 지형이 ‘능력주의’와 ‘실용주의’로 전환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한동훈 장관은 능력주의의 끝판왕 격”이라며 “팬덤에 매몰되지 않을 만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면서 엘리트 관료의 정체성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