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중국이 위안화 투기세력 잡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단기 차익거래가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기승을 부리자 직접 개입은 물론이고 외국환 은행 업무 중단, 역외 위안화 지급준비율 적용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18일 역외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하고 위안화 하락에 대한 투기비용을 높이기 위해 역외 위안화 예금에 지급준비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홍콩의 역외 위안화 시장에 참여하는 은행에 지급준비율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도입했지만 지금까지 지급준비율은 0%였다. 사실상 지급준비제도 예외로 둔 것이다.
그러나 오는 25일부터 중국 본토 은행이 역외로부터 받는 위안화 예금에 대해서는 역내 위안화 예금과 같은 17.4%의 지급준비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는 중국 내 자본유출을 막고 역내뿐 아니라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속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동안 역내 위안화 시장은 중국 인민은행의 통제를 받아온 반면 지난 2010년 홍콩에 설립된 역외 위안화 시장은 중국 정부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고시환율의 상하 2% 내에서 움직이는 역내시장에 비해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값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달 초 역내외간 위안화 환율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인민은행은 홍콩 역외 시장에 적극 개입했다. 외환보유액을 헐어 위안화를 사고 달러화 매도에 나선 것. 이를 통해 두 시장간 위안화 환율 차이는 좁혀졌지만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 씨가 마르면서 하루짜리 위안화 금리가 사상 최고치인 67%로 뛰기도 했다.
또 역내외 위안화 시장간 차익거래를 돕는 외국환 은행의 중국 본토 지점에 외환거래 업무 중단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 이번에는 역외 위안화 예금에 지급준비율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정책 수단을 확대했다. 보통 투기세력들은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위안화를 빌린 후 달러와 스왑 거래를 통해 달러를 확보한다. 이후 역외 위안화가 떨어지면 위안화 대출을 갚는 방식으로 단기 수익을 올려왔다. 역외 위안화 예금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도입하면 은행은 위안화를 중앙은행에 일정부분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위안화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 즉, 투기세력들이 차익거래를 할 때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상당히 강력한 조치라는 평가다. 역내외 시장을 연결해주는 중국 은행은 홍콩의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역외 위안화 예금을 홍콩 시장에서 굴리기에는 위안화 자산이 부족하고, 결국 중국 본토 은행에 예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홍콩에서 외국기업들이 발행하는 위안화 채권인 딤섬 본드 시장이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프로그램을 통해 운용할 수 있지만 역부족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홍콩 위안화 예금은 8640억위안(약 158조95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역내 자산에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는 중국 본토 은행들이 역외 위안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유동성을 꾸준히 옥죄겠다는 의도다.
후이리 챙 중국국제금융(CICC)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 압력이 높아질수록 역외 시장은 위안화를 공매도하는 주요 시장이 된다”며 “이번 조치로 역외에서 위안화를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져 투기세력을 규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