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경제가 최근 환골탈태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통적인 자원 수출국에서 세계 원자재 시장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보도했다.
2000년대 이후 중산층의 확대, 급속한 도시화, 도로·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원자재 수입이 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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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들의 약진은 국제 원자재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금융위기 이후 세계 원유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선진국과 아시아 신흥국들이 경제 성장 둔화로 주춤한 사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원유 수입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IEA는 2018년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원유 수요량 증가율이 세계 평균(1.3%)를 웃도는 4% 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고속 성장하는 현 추세대로라면 아프리카가 더 많은 원유를 수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곡물 소비량도 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곡물 수입량은 지난 2008년 5400만톤에서 2020년에는 80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UN의 식량농업기구(FAO)는 2000년 아프리카의 곡물 수입액은 210억달러(약 22조5000억원)였지만 2011년말 810억달러까지 늘었다고 추산했다.
아프리카 원자재 시장이 커지면서 원자재 기업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 스위스 원유 회사 비톨과 네덜란드 원유 중개업체 트라피규라는 아프리카 원유 소비시장을 겨냥해 지난 5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 농산물 회사 루이드레퓌스, 싱가포르 농산물 회사 올람도 아프리카 대륙에 쌀 등 곡물을 팔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FT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나치게 원자재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실제 FAO는 아프리카가 오늘날 곡물 소비의 40%를 수입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이는 1960년대 15%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