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중국 정부가 인수합병(M&A) 등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연매출 17조원 규모의 글로벌 전자업체를 8개 육성할 방침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2015년까지 연매출 1000억위안(약 17조원) 규모의 글로벌 전자업체 5~8개를 키울 것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연매출 17조원이면 삼성전자(매출 201조원), LG전자(매출 53조원 추정)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글로벌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정부는 또 이들 전자업체를 궁극적으로 연매출 5000억위안의 대기업으로 키우는 장기계획도 마련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저가의 전자부품을 만드는 기업 이미지에서 탈피해 고품질의 글로벌 브랜드로 승부할 계획이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23일 중국정부의 ‘주요 업종 기업합병 구조조정 추진 지도의견’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전자산업 육성 계획은 새로운 지도부 출범으로 중국 경제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전자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철강, 시멘트, 선박, 전기분해 알루미늄, 희토류, 의약, 농업 등 9개 분야는 생산구조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산업 집중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9개 산업군에 대해 인수합병(M&A)를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기업체수를 줄일 계획이다. 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높일 대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특히 전자분야는 현재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PC 제조업체 레노보를 제외하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ZTE와 TCL 등 다른 업체들은 세계 수요 부족과 기술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자동차 산업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10대 자동차기업에 대한 산업 집중도를 90%까지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핵심경쟁력을 확보한 대형 자동차 그룹을 육성할 방침이다.
철강산업도 2015년까지 10대 철강기업에 대한 산업 집중도를 60%로 늘려 6∼7개 주력기업을 키우기로 하고 선박산업은 10대 기업의 선박건조량을 전체 70% 이상을 차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중국 5개 선박기업을 글로벌 10위권에 들어가도록 지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