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철강업계의 `맏형` 포스코가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1조1110억원의 부진한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친 것은 올초 고가(高價)로 계약한 원료가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투입된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요가들의 가격 저항이 거세지면서 제품가격의 인상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제품 가격 인상 폭이 원료 가격 인상 폭에 미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의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원료 재고물량 다 소진한 포스코.. "우려가 현실로"
포스코(005490)는 올초 발레, 리오틴토, BHPB 등 공급사들과 철광석 가격협상을 진행하면서 예년에 비해 99% 가량 인상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 계약한 철광석들은 기존 재고물량이 거의 소진된 3분기 이후 본격 투입되기 시작했다. 포스코의 경우 통상 6개월분의 원료를 재고로 쌓아두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초 계약한 철광석이 1분기에 약 10%, 2분기 50% 이상 투입되다 3분기부터는 90% 이상 투입되기 시작했다"며 "고가의 원료들이 재고 소진이 끝난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3%다. 이는 전분기 영업이익률 23.1%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2009년 3분기 영업이익률(14.9%)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요 업체들이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가격 인상 폭이 예상치보다 적었던 것도 영업이익 급감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 4분기 영업이익 1조원 밑도나.. 포스코 "4분기 더 힘들 것"
고가의 원료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4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하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4분기 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4분기에도 고가의 원료 부담이 계속될 것이고, 영업이익 규모 역시 3분기보다 더 축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4분기 바닥권을 형성한 뒤 내년 이후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 등 내수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4분기 포스코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료 가격이 급변하는 현재의 분기별 가격체제로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윤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수준을 바닥으로 이후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운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4분기를 바닥으로 내년 1분기 이익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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