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80개 지역 중 178곳(98.9%)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157곳(87.2%)에 폭염경보, 21곳(11.7%)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번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 기온보다 높은 찜통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안팎으로 불볕 더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상청은 수도권 등 도심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염으로 인해 전국에선 온열질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 새 최소 15명 이상이 폭염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선 노인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양평군과 안성시에서도 밭일을 하던 노인이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충북 제천에서도 농사를 짓던 주민이 쓰러져 숨졌다. 전북 군산에서도 70대 주민이 집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당국이 온열질환인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6~29일 전국에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55명에 달했다.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를 가동한 지난 5월 20일부터 누적 환자가 1015명이라고 했을 때 4명 중 1명 이상 지난 한 주에 발생한 것이다. 온열질환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도 지난 29일에만 6명(추정 포함)이나 된다. 이는 하루에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열사병 증상을 보일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찬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국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최고 체감온도가 최고 35도 이상까지 이르고 있고 농촌에선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양산을 착용하는 등 건강에 유의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