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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이날 배재훈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노조의 입장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HMM 해상노조는 서한을 통해 “회사가 매출대비 0.5%밖에 되지 않는 선원비를 아껴서 부채상환해왔던 노력들이 눈물 겹다”면서 “우리가 0.5% 이익 확보를 위해 차라리 퇴직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힘들 때도 참고, 좋을 때도 참으라고 하면서 무슨 권리로 우리를 (코로나19 등)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지로 내모느냐”며 “차라리 단체로 사표를 쓸테니 수리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서한은 표현 그대로 ‘사표를 쓰겠다’는 의미보다는 현재 HMM 해상노조내 분위기와 감정을 보다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HMM 해상노조내에선 일부 선원들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고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차라리 희망퇴직을 요청하겠다는 노조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우는 열악한데 일감은 배로 늘어나면서 노조의 반발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최근 희망퇴직을 요청하겠다는 조합원들이 약 10명 정도 나오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며 “채권단의 눈치 때문인지 사측에서도 현재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HMM 해상노조의 강경 대응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현재 HMM은 육상노조(800여명)와 해상노조(500여명)로 나눠져 있는데 각각 9년, 6년 동안 임금이 동결된 상태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HMM이 1% 연봉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불만이 터졌다. 특히 코로나19와 각종 환경규제 등으로 일감이 늘어난 해상노조의 경우 불만의 강도가 육상노조보다 더 세다. 현재 HMM 해상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건 8% 연봉 인상이다. 하지만 사측의 움직임이 없고 협상도 지지부진하자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지난 23일 1차 조정회의를 벌였지만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HMM 노조는 지난 26일 임금 인상 관련 쟁의 돌입 여부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 총 97.3%가 찬성하면서 쟁의를 결의했다.
파업의 분수령은 오는 31일 열리는 2차 조정회의 결과가 될 전망이다. 이미 쟁의 결의까지 완료한 상태인만큼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해운법상 해외에서 기항하는 선박의 경우 파업이 불가능하지만, 국내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이 가능하다. HMM 해상노조는 부산항만 등에서 선박에 인력, 물건 등이 오갈 수 없도록 봉쇄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조정회의에서도 HMM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현재도 대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의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제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부산항만에 일주일에도 많은 선박을 오고가는데, 파업이 진행되면 선박 순환이 되지 않아 수출대란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해외에 있는 선박이 파업을 못하더라도 결국은 일부가 국내에 들어와야 하는데 관련 작업을 못하게 되면 선박들이 계속 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간 해운업계가 설비투자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관련 인력들을 등한시해왔던 것이 폭발한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선박을 운영하는 주체는 사람인데, 이에 대한 처우 개선이 병행되지 못하면 해운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 선박에서 일하는 일부 선원들의 경우 필리핀 등 외국 선원들에 비해서도 임금이 낮은 게 현실”이라며 “단순히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HMM이라는 이유로 노조 임금 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과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더 이상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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