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사용하는 김진이(가상인물) 씨. 김 씨가 스피커에 K쇼핑 웹드라마 재생을 명령했다. TV 화면에는 임슬옹과 남규리 주연의 5부작 드라마가 나왔다.
김 씨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물고 있는 치킨이 먹고 싶어졌다. 김 씨가 AI 스피커에 “OO치킨 한마리 주문할게”라고 하자, 김 씨의 스마트폰에 주문·결제 화면이 자동으로 떴다. 메뉴와 가격을 확인한 김 씨는 결제를 완료했다.
TV 리모콘으로 구매·결제하는 TV홈쇼핑 ‘T커머스’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만 설명하고 나열하던 전통 홈쇼핑 방식에서 재미와 IT기술이 결합된 복합 커머스 플랫폼화로 진화하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과거 PC통신 시대 ‘하이텔’로 ‘왕좌’를 지켰던 KTH가 있다. PC통신 시대 종료와 함께 생존의 갈림길에 섰던 KTH는 2012년 T커머스 사업 시작후 콘텐츠·IT·통신 융복합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KTH, 1500평 규모 대형 미디어센터 개관..“자체 쇼핑 콘텐츠 제작”
5일 KTH는 K쇼핑 미디어 센터 오픈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T커머스 서비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자체 영상 제작·편집 인프라 확충을 통한 콘텐츠 확보, 음성인식·AI 기술과의 융합이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KTH는 목동 방송회관에 1700평 규모의 스튜디오와 주부조정실, 종합편집실, 더빙실 등을 마련했다. 방송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시설도 갖췄다. T커머스 업계에서는 처음 갖춘 대형 시설이다. 쇼호스트 공개 모집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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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는 촬영·편집·송출의 원스톱 제작 환경 구축과 풀HD 해상도 제작 시스템, 콘텐츠 송출 과정과 관리를 간편하게 만든 ‘콘텐츠 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본격적인 콘텐츠·쇼핑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오세영 KTH 사장은 “자체 방송과 제작을 통해 중소기업과 상생 성장하는 모델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을 통한 채널 경쟁력으로 고객 만족도 상승에도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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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는 K쇼핑에 웹드라마와 예술작품 전시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편성한다. 짧고 감성적인 드라마가 20~30대 젊은층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KTH는 8월부터 웹드라마 방영에 들어간다. 이용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 쓰는 물건의 가격과 소개를 볼 수 있다. 시청중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K쇼핑의 웹드라마는 TV앱, 온라인몰, 모바일앱은 물론 네이버TV, 케이블채널 등에서도 동시 방영한다.
K쇼핑의 ‘쇼핑극장 SHOW K’는 1인미디어 형식을 따랐다. 스튜디오 내 상품 소개 위주로 방송을 내보내는 기존 홈쇼핑과 달리 쇼호스트가 직접 방송 진행자가 돼 토크쇼나 게임을 진행한다. K쇼핑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쇼핑극장 SHOW K 내 프로그램을 연재 방식으로 선보인다.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활용해서는 상품 검색부터 추천, 다음 편성 영상 보기, 상품 정보 확인, 주문까지 음성으로 한다. 올 하반기가 상용화 목표다. 정현 KTH 본부장은 “음성 기반 대화형 커머스는 글로벌한 트렌드”라며 “KT 그룹이 갖고 있는 디지털 기술 강점을 살려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KTH는?
KTH는 ‘케이티하이텔’의 약자로 1991년 12월 설립됐다. 1992년 PC통신 ‘하이텔’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온라인 시대를 열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던 2004년에는 ‘파란’을 운영하며 포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생존의 갈림길에 섰던 KTH는 2012년 국내 최초 T커머스 전용채널 ‘스카이T쇼핑’을 시작했다. 현재는 T커머스 업계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KTH가 지난해 커머스, 콘텐츠, ICT 영역에서 올린 매출은 1987억원이다. KTH 사상 최대 매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