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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비례대표 명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과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약자와 강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비춰볼 때, 전일 공개된 비례대표 명단이 이런 정신을 충실하게 담았는지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더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장하나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상정된 비례대표 명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비례대표 후보공천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당헌에는 청년·노동 분야 비례대표 후보자를 우선순위에 배정하고 취약지역에서 활동해 온 후보자도 일정부분 당선 안정권에 두도록 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마련한 명단에는 제자논문 표절(박경미 홍익대 교수), 방산비리 의혹·종북 몰이 서명(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론스타 옹호(최운열 서강대 교수) 등 당헌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총선에서 정당이 국민께 선보이는 비례대표 명단은 당선자 순열표 이상을 넘어 그 정당이 시대적 과제를 무엇으로 보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라며 “그러나 (전일 비례대표 명단은) 우리가 밝혀온 시대정신을 담은 후보추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특히 비례대표 명단이 작성되는 방식에 문제 제기를 했다. 당 비대위는 비례대표 명단을 43명 후보자를 각각 10명씩 A(1~10번), B(11~20번), 23명을 C그룹에 배치한 뒤 중앙위원 투표로 최종순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장 의원은 “비정규직,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은 C그룹에 몰려 순위권 진입 자체가 박탈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이석현, 정세균, 추미애 등 중진의원 6명도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여러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한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당헌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대로 소수계층과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원외와 당 밖에서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더민주당이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의 실천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경제민주화가 안된 것은 정책이 없어서 안 된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안 된 것”이라고 일침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직능단체와 소상공인연합회 등도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특히 김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2번 명단에 올리면서 이 같은 비판은 도덕성 논란으로도 번졌다는 평가다. 반면 김대중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던 강봉균 전 더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을 맡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더민주당은 당초 20일 비례대표 공천명단을 확정시킬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커지면서 결정을 계속 늦추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결과가 뒤집어지면 대표직 사퇴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양쪽 간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사람을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드는 데 저 사람들은 지금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기 때문에 그러는 거다”며 “4·13 이후 내가 딱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은가. 비대위를 만들어달라고 했으면 권한을 줘야 하는데 그게 싫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비대위와 중앙위를 불참하며 당무를 일제 거부했다. 비례대표 명단을 밀어붙여 총선 이후에서 대선까지 이끄는 비대위 대표으로서 재신임을 받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더민주당으로 적을 옮긴 진영 의원은 김 대표 쪽의 손을 들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대표는 한국 정치를 위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라며 “새로운 당을 만들기 위해 당을 변화시키는 중이고 그 시도가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김 대표에게 힘이 좀 더 실려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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