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공급 업체와 수요 고객사간 내년 물량에 대한 가격 협상이 2분기 이미 시작했다. 공급 업체들은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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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은 AI 시대의 필수 반도체다. ‘큰 손’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AI용 그래픽저장장치(GPU) 프로세서 옆에 붙어서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수석부사장은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DDR5 D램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D램 시장에서 용량과 매출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두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측면에서는 지난해 8%에서 올해 21%로, 내년에는 30% 비중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HBM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는 것이다.
우 부사장은 “HBM을 구매하는 고객사들이 AI 수요 전망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며 “또 모든 주요 공급 업체들이 (차기 5세대 HBM인) HBM3E 고객 인증을 통과한 것이 아닌 만큼 구매자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K반도체에 희소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 됐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 됐다”고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내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최소 두 배 이상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 회사는 차세대 HBM3E에서 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안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했고, SK하이닉스는 공급 시점을 내년에서 올해 3분기로 앞당겼다. 트렌드포스는 “내년에는 HBM 사양에 대한 요구 사항이 HBM3E로 크게 전환할 것”이라며 “12단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