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잭다니엘스·바카디 수입사 대표 영입…주류업계 '이목'

남궁민관 기자I 2024.04.01 13:55:53

지난 1월 이범모 한국브라운포맨 대표 영입
생활용품 카테고리 HPC 상품기획 시니어디렉터 배치
전세계 3대 주류업체 바카디코리아 대표 맡았던 인물
"다양한 영역·직급 인재 영입 꾸준"…쿠팡, 확대해석 경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애주가들에 꾸준히 사랑받는 버번(미국산) 위스키 ‘잭 다니엘스’의 수입사 한국브라운포맨을 이끌던 이범모 대표가 지난 1월 쿠팡으로 영입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한국브라운포맨 대표에 앞서 바카디코리아 대표를 지냈던 국내 대표적 주류수입 전문가로 쿠팡의 이번 영입 배경에 대한 관련 업계 궁금증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쿠팡에 영입된 이범모 한국브라운포맨 전 대표.(사진=한국소비자포럼 유튜브 캡처)


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한국브라운포맨 대표을 맡고 있던 이 대표를 지난 1월 중순 상품기획(MD) 조직인 브랜드 매니지먼트 시니어 디렉터(전무급)로 영입했다.

1977년생인 이 디렉터는 영국과 캐나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IBM코리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를 거쳐 바카디에서 한국법인 대표까지 맡게 됐다. 바카디는 디아지오, 페르노리카와 함께 전세계 3대 주류업체로 꼽히며 럼인 ‘바카디’는 물론 진 ‘붐페이 사파이어’, 보드카 ‘그레이 구스’, 위스키 ‘듀어스’ 등을 대표 제품으로 둔다.

이 디렉터는 올해 초까지 한국브라운포맨 대표를 지냈다. 브라운포맨은 대표적인 버번 위스키 잭 다니엘스를 비롯해 싱글몰트 스카치(스코틀랜드산) 위스키인 ‘벤리악’과 ‘글랜드로낙’을 선보이는 전세계 10대 주류업체 중 하나다.

쿠팡이 주류 관련 외부 인사를 영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대외 잘 알려진 인사들 면면 주로 대관·홍보·마케팅 전문가들로 상품기획이 전공인 이 디렉터의 이번 영입은 의외라는 게 국내 주류업계 평가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현행 주류 통신판매 금지와 관련 국내 주류업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부 내에서도 일부 전향적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쿠팡이 선제적으로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일부 분석도 있다.

현재 쿠팡 내 이 디렉터에 맡겨진 업무는 세제와 화장지, 샴푸 등 생활용품 카테고리인 HPC(Household & Personal Care)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쌓아온 경력과 사뭇 다른 영역의 상품기획을 맡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향후 다른 중책을 맡기기 위한 큰 그림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반면 쿠팡은 전 커머스 분야에서 경험을 갖춘 다양한 직급의 수많은 상품기획자를 영입하고 있는만큼 주류 등 특정 카테고리와 관련된 영입은 아닐 것이란 신중한 관측도 있다.

한편 국내 주류업체와 이커머스는 국세청의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이하 주류 통신판매 고시)’에 따라 전통주(민속주·지역특산주)를 제외한 주종의 온라인 판매가 막혀 있는 상태다. 최근 몰테일이나 데일리샷 등 해외주류를 집 앞까지 배송 받을 수 있는 직구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주류 통신판매 고시 개선 목소리가 업계 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