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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회사인 AC 에트리홀딩스가 이달 초 VC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절차에 따라 라이선스를 획득하게 되면 에트리홀딩스는 이르면 1월부터 듀얼 라이선스로 활동하게 된다.
에트리홀딩스는 ICT 융합, 소재·부품·장비, 바이오·메디컬 영역을 중심으로 공공기술 사업화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수젠텍 ▲신테카바이오 ▲마음AI ▲진시스템 등이 꼽힌다.
회사가 듀얼 라이선스를 확보하게 되면 성장 기업에 대한 펀드 결성이 용이해진다. 에트리홀딩스는 그동안 초기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업력이 10년으로 접어들면서 후속 투자를 필요로 하는 포트폴리오사가 점차 늘어났다.
앞으로 에트리홀딩스는 듀얼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높은 초기 스타트업부터 프리 IPO를 앞둔 기업까지 다양한 곳에 재원을 쏟을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AC와 VC 라이선스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곳은 총 23곳이다. 현재로서는 AC 라이선스를 획득한 VC가 듀얼 라이선스 취득한 투자회사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퓨처플레이가 AC 업계 최초로 VC 자격을 획득하면서, VC 라이선스를 신청해 대기 중인 AC의 사례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규제 완화도 AC의 듀얼 라이선스 확보 흐름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은 유동성이 VC 보다 적은 AC 사업자가 VC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회사 투자금액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AC 투자의무와 더불어 VC 투자의무까지 동시에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6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돼 지난 21일부터 완화된 투자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이중 규제를 조정해 앞으로 VC를 겸영하는 AC는 투자금액의 40% 이상을 창업·벤처기업에만 투자하면 된다고 개정한 것이다. 단, 초기 창업기업에 40% 이상 투자하는 벤처투자조합을 1개 이상 보유하도록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C와 VC의 지원 역량과 범위가 다른데, 특히 AC는 투자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섬세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내년부터 AC들이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사의 후속 투자까지 챙기기 시작하면 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