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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기준’에 대한 어떠한 제시도 하지 않으며 병렬적으로 몇 가지 상황, 장면들을 통해 관객 스스로 호프(HOPE)의 진짜 의미를 찾아가도록 한다. 연극이 시작하고 조각조각 등장하는 14개의 장면들은 연극이 끝날 때면 하나로 모아져 관객들 스스로 기준을 떠오르게 한다.
관객들에게 기준에 대한 안부를 묻고 질문하는 과정은 신체와 오브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퍼포먼스만이 작품의 구조적 역할을 한다. 배우는 캐릭터성을 강조해 희곡 속 인물 그 자체를 연기하는 전통적 연극과 달리 포스트드라마 연극성이 깃들어진 현실 세계의 나 자신 혹은 타인으로서의 퍼포머, 즉 행위자로 무대에 존재한다.
이처럼 작품의 목적을 현실 체험에 둔 배우들의 육체 기호는 공연의 내외적인 경계를 붕괴시켜 새로워 보이지만,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결정체를 만들어 낸다.
박성수 극단 피사체 대표 겸 연출가는 “이번 연극을 통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 사회의 기준들을 샅샅이 보여주며 불명확한 기준과 소외, 차별을 배우들의 땀과 열정으로 무너뜨리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