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무르파트너스, 벽지업계 1위 ‘신한벽지’ 경영권 인수

김영수 기자I 2016.07.27 12:25:00

김죽영 대표 등 지분 100% 1900억에 매각
일신상 사유로 손떼지만 맏사위 공동경영 참여
신한벽지, 해외영업 확대로 수익성 제고

△김포시 대곳면에 있는 신한벽지 김포공장 [사진=신한벽지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카무르파트너스(옛 카무르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벽지업계 1위 기업인 신한벽지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카무르, 신한벽지 경영권 1900억에 인수…현 경영진 공동경영참여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무르는 최근 신한벽지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을 1900억원에 인수키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잔금납입일(딜 클로징)은 8월중순 정도로 이번주중 자금모집을 완료하는 등 펀드 설립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대상은 현 김죽영 대표와 기타 친족 등이 각각 보유한 82%와 18% 지분 전량이다. 현재 신한벽지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크리에티브디자인연구소도 이번 인수대상에 포함됐다. 총 인수금액중 20% 정도를 차지하는 4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된다. 인수금융의 경우 신한벽지의 높은 인지도와 이익 창출력 등을 감안해 LP들이 몰려 오버부킹됨에 따라 조달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말 현재 신한벽지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가는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한벽지의 생산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실적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카무르 측은 내년초 이 회사의 EBITDA가 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무르는 딜 클로징후 신한벽지가 보유한 600억원 규모의 현금과 3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서울 동작구 방배동에 있는 서울영업소 건물(신한빌딩) 매각자금 등을 차입금 축소와 배당재원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를 매각하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건 아니다. 카무르측은 “김 대표의 후계자인 김승대 상무가 소수지분참여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으로 앞으로 카무르와 공동경영에 나설 계획”이라며 “김죽영 대표 역시 경영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영업망 확대로 수익성 제고…성공적 바이아웃딜로 기록될듯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신한벽지는 연간 약 3300만평의 벽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경기 김포시에 첨단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중동 브라질 등 40여개 나라에 고급 벽지를 수출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등 해외 영업망 확장을 통한 수익성도 뛰어나다. 지난해말 현재 자본금 8억원 규모인 신한벽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0억원, 1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40% 높은 145억원에 이르렀다.

신한벽지의 간판 제품은 지난 2005년에 출시된 인체에 무해한 천연 성분이 주 원료인 100% 천연 무공해 벽지 ‘천지인’이다. 신한벽지는 2010년 종방된 `역전의 여왕`(MBC)를 비롯해 최근 방영중인 `닥터스`(SBS), `여자의 비밀`(KBS) 등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에서 벽지를 협찬하는 등 인지도를 쌓아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벽지업계 1위인 신한벽지는 건설경기가 나쁘더라도 꾸준한 이익을 낼뿐 아니라 해외사업도 활발해 성장성이 좋은 회사”라며 “카무르의 성공적인 바이아웃 딜로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준영 대표와 김기환 대표 공동 운영체제를 갖춘 카무르는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 대우로지스틱스를 비롯해 천호식품, 알파칩스(시스템 반도체 개발) 딜을 진행하는 등 바이아웃(Buy-out) 딜과 성장자금(Growth Capital) 투자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이 진행중인 1200억원 규모의 PE펀드 위탁운용사 모집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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