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2016년 새해 첫 거래를 2%대 폭락으로 시작한 코스피시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특히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4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4분기 어닝시즌은 오는 8일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가 본격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우려에 삼성전자-현대차 동반 추락
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수가 3곳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 149개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9월말 28조9149억원에서 석 달만인 12월말에는 28조5535억원으로 1.24% 하향조정됐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새해 들어서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재 1개월 전에 비해 1.5% 추가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전망치 상향 조정이 나타난 업종은 건강관리, 유틸리티, 화학, 자동차 등에 불과했다.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날 증권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는 원·달러 환율이 15원 이상 급등했음에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각 4.37%, 3.36%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주요 상장사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주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4.03% 굴러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악재 다수…“우려에 비해 선방” 기대도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가장 먼저 계절적으로 4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경향이 있다. 상장사 대부분이 12월 결산 법인인 만큼 충당금 설정이나 1년간 사용한 비용을 연말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지난 2001년 이후 4분기 실적은 단 한 번도 예상치보다 높게 발표된 적이 없다. 또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분기 실적에 비해 높게 발표된 적 역시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처음 적용되는 기업이익 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 역시 4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세대상 기업들이 투자나 임금 증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세금이 발생하게 되는데 기업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충당금 설정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현재 수준대비 20~30% 정도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말 추정치인 117조원보다 5~7% 정도 낮은 110조원 수준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4분기 실적시즌이 우려에 비해서는 오히려 선방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는 전년의 기저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며 “4분기 실적 특성상 감익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전년동기대비 높은 증가율은 나타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 역시 “4분기 반복되는 어닝쇼크보다 글로벌 수입물가 하락세 진정과 원·엔 환율 상승을 감안할 때 국내 제조업의 이익추정치 개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전망했다.
▶ 관련기사 ◀
☞[마감]코스피, 새해 첫 거래일 폭락…'中 불안·실적 우려'
☞[CES 2016]삼성전자, 美방송사업자들과 차세대규격 방송 송수신 시연
☞[포토]삼성 SUHD TV 집모임 이벤트.. 최대 40만원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