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의 2차 양적완화 규모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경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인식으로 연결되면서 중립 이상의 평가가 기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이슈
미 연준(Fed)은 내년 2분기까지 매월 750억달러 규모로 총 600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시장의 컨센서스는 5000억~7000억달러 규모였는데 이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기존에 발표했던 모기지증권(MBS) 재투자 규모를 합하게 되면 내년 6월까지 총 8500억~9000억달러, 즉 매월 1100억달러에 달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충격과 공포는 아니지만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유지시킬 수 있는 규모"라며 "빅 이벤트 종료와 실제 펀더멘털 개선간 시차를 고려할 때 주가 혹원 원자재 가격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지만 현 유동성 랠리 추세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역시 주식시장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재료가 노출되면서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형성되면서 조정 우려를 상쇄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FOMC를 전후로 발표된 각종 경기지표는 서서히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시장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살려놓는데 일조하는 분위기다.
◇IT·금융株, 양적완화 수혜 기대
투자자들은 이제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수혜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확산된다면 경기민감주 위주의 대응이,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점까지 감안한다면 금융주 위주의 대응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 팀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IT와 은행, 건설 등 턴어라운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또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형주들의 선전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금융규제법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 증시에서도 JP모간이나 BoA 등 금융주와 기술주가 많이 올랐던 만큼 금융 및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많이 오른 지수는 부담
그러나 막상 지수의 상승폭은 그리 강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일 뉴욕증시 역시 연고점을 새로 쓰긴 했지만,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지수가 급락세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4일 국내증시 역시 전고점을 웃돌고 있지만 강보합권에 그치는 등 상승탄력이 강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미 지난 8월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정책 계획을 밝히면서 S&P500지수는 14%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였고, 코스피 역시 12.5% 오르는 등 시장이 이를 충분히 반영한 탓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유동성에 기댄 주가 상승세가 기업이익 모멘텀 등 기본적인 여건보다 다소 앞서 나가고 있다"며 "월초 빅 이벤트 두가지를 넘긴 시점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한두차례 숨고르기가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