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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하나 된 KTX·SRT…고속철 통합시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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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6.08.31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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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단일 운영체제 전환…SRT, KTX로 일원화
주중 일 1.5만석 늘고 운임 평균 10%↓…예매도 통합
경쟁 사라져…서비스 유지·조직 융합·재무건전성 과제
잇단 사고에…교차·중련운행 확대 속 안전관리 시험대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10여년간 나눠 운영돼 온 KTX와 SRT가 하나로 합쳐진다. 서울역과 수서역으로 갈렸던 고속철도 운영체제가 단일화되면서 좌석은 늘고 운임은 낮아진다. 예매 창구도 하나로 합쳐지면서 이용객 편의는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경쟁체제가 사라진 뒤에도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최근 의왕역에서 코레일 직원이 작업 중 숨지는 등 철도 현장 안전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차·중련운행 확대에 따른 안전관리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KTX-SRT 열차가 중련운행을 위해 결합해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KTX-SRT 열차가 중련운행을 위해 결합해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코레일과 SR의 기관 통합과 KTX·SRT 통합 운행이 시작된다. 2016년 12월 SRT가 운행을 시작하며 고속철도 경쟁체제가 도입된 지 약 10년 만이다. SRT 브랜드는 사라지고 모든 고속열차 명칭은 KTX로 일원화된다.

이용객이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변화는 좌석 확대다. 통합 이후 주중 하루 약 1만5000석, 주말에는 최대 약 1만7000석이 추가 공급된다. 좌석 부족이 상대적으로 심했던 수서축 공급량은 약 30% 확대된다.

운임은 기존 SRT 수준으로 맞춘다. 이에 따라 KTX 운임은 평균 10% 낮아지고 수서축 노선에서도 결제금액의 5%를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다. 임산부·청년 할인 등 양사가 따로 운영하던 할인제도 역시 이용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예매도 한곳에서 가능해진다. 통합 앱 ‘코레일+’에서는 서울역과 수서역 출발 열차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예매할 수 있다. 9월 1일 이후 운행하는 기존 SRT 열차도 KTX 승차권으로 판매한다. 다만 이용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코레일톡과 SRT 앱 예매 기능은 당분간 일부 유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좌석 공급을 더 늘린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존 KTX-산천보다 편성당 약 90석 많은 500석 규모 신규 고속철도 차량 31편성을 순차 도입한다. 평택~오송 구간 2복선화 등 철도 인프라 확충과 연계해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열차 운행보다 복잡한 과제는 두 조직의 통합이다. 정부는 SR 조직을 곧바로 코레일 기존 조직에 완전히 흡수하는 대신 코레일 안에 SR 업무를 승계하는 ‘통합사업관리부문’을 한시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에 필요한 자율권을 주고 최대 3년간 조직 안정화 기간을 두기로 했다. 통합 1년 뒤에는 이행 정도와 조직 안정화 상황을 평가해 운영 기간을 다시 결정한다.

SR 직원은 기존 근로조건 유지를 전제로 포괄 고용승계한다. 고용과 직무, 보수, 복지 등 구체적인 조건은 향후 노사 협의를 통해 조정한다. 정부는 통합 이후에도 노사정 협의체를 유지하면서 SR 직원의 고용과 처우 보호를 비롯한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는 통합 추진 과정에서 SR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SR 노조를 중심으로는 철도 운영이 다시 단일 사업자 체제로 돌아가면 그동안 경쟁을 통해 개선됐던 서비스와 효율성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통합 효과를 이용객 편익과 서비스 개선으로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레일과 SR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고속철도가 운임과 운행 횟수 등에 정부 규제를 받는 산업이라는 점 등을 들어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두 기관은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운임과 좌석 공급 등을 담은 사업계획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경쟁사업자가 사라진 이후 실제 서비스 품질이 유지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부가 이날 통합 이후 관리 항목으로 고객만족도와 정시성, 예매 편의, 안내체계 등을 별도로 제시하고 고객의 소리(VOC)를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 본사.(사진=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 본사.(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통합 과정에서 안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통합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29일 경기 의왕역에서는 화물차량을 이동하고 연결·분리하는 입환 작업을 하던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2022년 오봉역 입환 작업 사고와 2024년 구로역 작업차량 사고 등에 이어 철도 현장에서 작업자 사상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고속철 통합 자체가 이 사고들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인력과 조직을 재편하는 시기에 안전관리 체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은 더 커졌다. 특히 앞으로는 서울역과 수서역을 오가는 교차운행뿐 아니라 KTX와 기존 SRT 차량을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운행이 확대된다. 운전 방식과 작업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기관사 교육부터 차량 연결·분리 작업, 열차 지연 등 이례 상황 대응까지 새로운 체계를 현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통합 효과가 지속되려면 재무건전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운임을 기존 SRT 수준으로 낮추면서 좌석 확대와 안전투자, 신규 차량 도입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합으로 중복 비용을 줄이고 좌석 공급 확대에 따른 운송수입을 늘려 재무 부담을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통합 이후 운송수입과 비용 절감 효과, 주요 재무지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이용객 편익과 코레일의 재무건전성을 함께 확보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통합 출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장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국민께서 고속철도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더 나은 철도서비스를 누리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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