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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입국 거부된 소말리아 월드컵 심판, 귀국길엔 ‘영웅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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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6.11 08:35:37

소말리아 첫 월드컵 주심 꿈 무산
“다음 월드컵 때는 반드시 서겠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소말리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심판을 맡을 예정이던 오마르 아르탄(34) 심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뒤 고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

AP 등 주요 외신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탄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도착하자 지지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따뜻하게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탄은 귀국 현장에서 “소말리아 정부와 국민, 국제축구연맹(FIFA)의 지원에 감사한다”며 “다음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말리아 청년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소말리아 심판 오마르 아르탄이 귀국한 뒤 자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AP PHOTO
아르탄은 이번 월드컵에서 소말리아 역사상 첫 월드컵 심판으로 나설 예정이었다. FIFA가 지난 4월 발표한 최종 심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마이애미에 마련된 심판 훈련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CBP는 아르탄에 대해 “심사 과정에서 우려 사유가 확인돼 입국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AP는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테러 조직 의심 인물들과 관련성이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다만 아르탄은 미국 입국 전 케냐 주재 소말리아 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아르탄의 입국 거부를 문제삼는 대신 그를 아예 월드컵 심판 명단에서 제외했다. FIFA는 “입국 비자와 입국 허가는 개최국 정부가 최종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FIFA는 이민 절차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축구계 안팎에서 논란을 불렀다. 월드컵 개최국이 FIFA가 선임한 심판의 입국을 막은 것은 현대 축구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SNS에서는 “미국이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제대로 개최할 준비가 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르탄은 소말리아 축구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2018년 FIFA 국제심판으로 등록됐다. 2024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소말리아 심판으로는 처음으로 본선 경기를 맡았다. 올해 5월에는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주심을 맡았고, 2025년에는 아프리카축구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 심판으로 뽑혔다.

소말리아는 오랜 내전과 정치 불안 속에서도 축구 열기를 이어왔다. 소말리아축구협회는 유소년·지역 리그부터 12개 구단이 참가하는 프리미어리그까지 연간 22개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무장단체 점거와 군사기지 활용 등으로 훼손됐던 모가디슈 스타디움도 복원돼 6만5000명 규모의 관중을 수용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돌아왔다.

아르탄의 월드컵 데뷔는 무산됐지만, 소말리아에서는 그를 실패한 심판이 아니라 ‘국가의 자부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입국 거부라는 악재가 오히려 소말리아라는 나라의 존재감을 세계에 각인시킨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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