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인 윤상선 대표가 창업한 바이오미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 철학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희귀질환을 교두보로 삼아 심혈관질환·만성신장질환이라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시장까지 노리는 바이오미의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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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주보다 분자를 먼저 본다"
바이오미는 현재 세 개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미는 △장내에서 생성되는 해로운 대사산물인 트리메틸아민(TMA)을 분해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BM109 △항생제 내성균 감염 치료제 BM111 △대장암·인지기능개선·대사질환 등을 타깃으로 하는 부티레이트 생성 신바이오틱스 BM107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BM109와 BM111은 각각 미국과 국내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단일 균주 또는 소수 균주 조합을 기반으로 작용기전을 명확히 정의한다는 점에서 기존 분변이식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과는 궤를 달리한다.
바이오미의 출발점은 남다르다. 대부분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이 유망한 균주를 먼저 발굴하고 적응증을 찾아가는 방식을 택한다. 하지만 바이오미는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대사물질을 먼저 특정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미생물을 역방향으로 선별한다.
윤상선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무작정 좋은 균주를 고르는 게 아니라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대사물질을 먼저 파악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미생물을 거꾸로 찾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미의 플랫폼 SURE™이 이를 구현했다. SURE™란 질환별 핵심 대사물질을 정의하고 이를 분해하거나 생성할 수 있는 균주를 정량 기준으로 선별한 뒤 임상 및 생산 가능성까지 고려해 최적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통합 시스템을 말한다. 작용기전의 명확성과 함께 효능·안전성·CMC 재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강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에서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은 분변이식(환자 대장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 있는 장내세균을 이식해 회복시키는 치료법) 기반 제품들로 알려졌다. 분변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통째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감염증(CDI) 치료에 효과가 입증됐다. 그러나 대장내시경을 통한 투약 방식으로 반복 투여가 어렵다. 매번 공여자 분변에 대한 50여 가지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비용과 변수가 크다는 한계도 있다.
바이오미는 분변 전체가 아닌 특정 기능을 가진 균주만을 선별해 경구용 캡슐로 제형화하는 접근을 택했다. 이 방식은 제조품질관리(CMC) 측면에서 재현성이 높고 작용기전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대량생산 시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윤 대표는 "분변에서 미생물을 선별해 신약으로 제형화하는 하드코어 접근을 하는 기업은 바이오미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FDA IND 승인, TMAU에서 CKD·CVD 블록버스터로
바이오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FDA로부터 BM109의 IND 승인을 받았다. 트리메틸아민뇨증(TMAU), 일명 생선악취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2a상에 바로 진입하는 것으로 건강한 성인 대상의 임상 1상을 건너뛰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 직행한다. 임상은 예일대학교 스펜서 박사팀과 플로리다 메이요 클리닉 친드리스 박사팀이 각각 책임자를 맡아 다기관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목할 점은 IND 승인이 단순한 임상 진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데 있다. 바이오미는 이번 승인을 근거로 영국의 BAP파마와 지정환자프로그램(NPP, Named Patient Program) 계약을 체결했다. NPP란 아직 허가되지 않은 약물을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에게 개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유럽의 제도를 말한다. 해당 제도를 통해 환자 1인당 연간 2만달러(약 3000만원)의 약가 적용이 예상된다. 임상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매출이 발생한다.
윤 대표는 "제약회사가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는데 NPP를 통해 조기 매출이 가능한 건 엄청난 기회"라며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BM109의 잠재력은 TMAU에 그치지 않는다. BM109의 핵심 기전은 장내에서 TMA를 분해하는 것이다. TMA는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간에서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로 전환된 뒤 소변으로 배출된다. TMAU 환자는 이 전환 효소에 돌연변이가 있어 TMA가 체내를 순환하며 생선 썩는 냄새를 유발한다. BM109가 TMA를 분해하면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적응증 확장의 논리가 나온다. TMAO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소변 배출이 줄어 혈중 농도가 올라가는데 이것이 심혈관질환(CVD)과 만성신장질환(CKD)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BM109가 TMA를 분해하면 TMAO 농도도 함께 낮아진다. 바이오미는 이를 TMAO 저감 치료로 정의하고 CKD를 우선 적응증으로 한 글로벌 빅파마와 협력을 논의 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존 혈압 조절 치료에 TMAO를 낮추는 치료가 더해지면 애드온(Add-on) 시너지가 가능하다"며 "CKD 환자는 전 세계 7억명 이상으로 블록버스터급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부친이 신장 기능 저하로 별세한 가운데, 본인 또한 만성신장질환 가족력이 있다고 밝힌 그는 "이건 나를 위한 약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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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임상 속도…2028년 상장 정조준
BM109와 함께 바이오미의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인 BM111도 임상 단계에 올랐다. BM111이란 항생제 내성균(VRE·CPE) 감염 치료를 타깃으로 하는 4종 균주 컨소시엄 기반 치료제를 말한다.
바이오미는 셀트리온(068270)이 지원하는 서울바이오허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2기 기업으로 참여하는 등 공동 연구 및 지분 투자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미에 1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는 국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2b상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 특성을 고려해 정밀한 모집 절차를 거치고 있다. 총 36명을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올해 안에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이 데이터를 토대로 파트너사인 셀트리온을 통해 글로벌 2b상을 추진한다. 질환의 중증도를 고려해 임상 3상을 건너뛰는 신속 승인 트랙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미는 지난 4월부터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시작했으며 목표 금액은 150억원에 이른다. NPP 매출이 목표 수준으로 확보되면 내년 기술성 특례 평가를 거쳐 2028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 성과에 따라서는 시리즈C 투자 없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직행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표는 "공생 미생물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출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CKD라는 인류의 만성적 질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BM109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생제 내성 감염 또한 이미 심각한 상태에 접어든 만큼 개발 중인 BM111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가의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치료제가 주도하는 비만 시장에서도 BM107이 보다 가볍고 경제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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