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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투자 부담 속 북미 진출 확정할까

김성진 기자I 2024.02.20 15:27:49

■컴퍼니 워치
북미 진출 여부 놓고 현재 고민 중
확정시 年 투자액 4000억 중반 수준
영업실적 상회…차입규모 늘어날 듯
“확실한 수주 확보한 뒤 진출할 것”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 호조에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올해 미국 북미 진출을 확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이미 해외 공장 신규증설에 대규모 투자금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북미 신공장 투자까지 확정될 경우 연평균 투자액이 4000억원대 중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사진=SKIET.)
19일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현재 북미 신공장 투자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다. 올해 현지 분리막 사전수요를 확보하고 2028년 현지 상업가동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투자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전성과 관련된 핵심 소재로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게 핵심 임무다.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 역할도 수행한다. 사실상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소재기 때문에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장기적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로 여겨진다.

SKIET 북미시장 진출 타임라인.(표=SKIET.)
다만 최근 전기차 시장 수요 증가 둔화와 고금리 지속 등이 변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7.1% 늘어난 1750만대로 예상된다. 성장세는 지속되지만 2021년 169%, 2022년 93%의 고성장 기조는 확 꺾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소재 생산업체들도 기존에 세웠던 투자계획들을 재검토하는 상황에 놓였다.

SKIET가 북미 투자를 확정할 경우 앞으로 투자부담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이미 현재 폴란드 2~4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인데, 여기에만 2025년까지 연간 35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SKIET는 이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약 650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해왔다. 이는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현금흐름 900억~2000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동안은 2020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000억원, 2021년 상장을 통해 약 8900억원을 조달해 대응해왔지만 앞으로는 차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실적도 아직 투자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년 523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익규모가 320억원에 머물렀다. 2020년 이익이 1000억원이 넘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규모가 작은 수준이다.

다만 현재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IET의 부채비율은 69%로 나타났다. 보통 부채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IET는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한 안정적인 사업 토대를 갖춘 후 북미 진출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SKIET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현지 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현지 업체들로부터 확실한 수주계약을 확보한 뒤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 올해 진출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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