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살만한데? 선진국 넘보는 中, 엥겔지수 20%대 진입

김인경 기자I 2018.03.15 11:31:32

작년 중국 엥겔지수 29.3%, 선진국 기준인 30% 아래로 내려가
경제 고속성장하며 생활수준 나아져
9000달러 안되는 1인당 GDP, 높아지는 불평등지수 등 문제도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은 개발도상국일까, 선진국일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하며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에 올랐다. 이 가운데 중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할만한 지표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도시주민의 엥겔지수가 29.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 전인 2012년보다 3.7%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게다가 보통 엥겔지수가 30% 이하면 선진국으로, 30% 이상이면 개발도상국으로 보는데 5년 전과 달리 30% 아래로 내려갔다.

엥겔지수는 독일 통계학자인 엥겔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보통 25% 이하는 소득 최상위, 25∼30%는 상위, 30∼50%는 중위, 50∼70%는 하위, 70% 이상은 극빈층으로 나뉜다. 소득이 많아도 필수 소비품목인 식료품의 소비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자동차나 의류, 가전제품 등 다른 제품에 투자하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보통 엥갤지수가 낮을수록 소득이 높다고 본다.

또 이 기준을 엥겔지수를 국가 경제에 대입해 30% 이하는 선진국, 30∼50%는 개발도상국, 50% 이상은 후진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지난해 1∼3분기 엥겔지수는 13.8%였다.

중국 정부는 엥겔지수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고속성 덕분이라 평가했다. 국민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구조 역시 식료품 비중의 하락과 함께 고도화됐다고 봤다.

하지만 엥겔지수만으로 그 나라의 경제상황이 나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듯 마오셩융 국가통계국 대변인 역시 한 국가의 선진국 여부를 판단하려면 엥겔지수 외에도 1인당 국민소득 수준, 국민소득 분배 상황, 평균 교육 수준, 기대수명 등 여러 판단 지표가 필요한데 이 중에서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했지만 1인당 GDP는 8582달러(IMF 기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1인당 GDP나(5만9495달러)이나 한국(2만9730달러)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불평등 문제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지니계수는 0.4670으로 2016년보다 0.002포인트 상승했다. 지니계수란 인구분포와 소득분포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보통 0은 완전 평등, 1은 완전 불평등 상태며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 분배 상태로 해석한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중국 고소득층의 지갑은 두둑해진 반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인구 유입을 차단하며 농촌인구들은 다른 직업을 선택할 기회조차 줄어들고 있다. 중국 경제의 전체 규모가 커졌다고 해도 질적인 문제는 여전한 셈이다.

마오 대변인은 이를 의식한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국가 비전을 앞으로 중국 경제가 실현해야 할 목표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를 이루겠다며 특히 친(親) 농촌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어 “발전은 중국 국정의 최대 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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