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환기자] KT(030200)와 SK 통신그룹 CEO가 잇따라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며 'KT-KTF 합병 가부(可否)'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석채 KT 사장은 20일 KT-KTF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SK텔레콤(017670) 정만원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033630) 조신 사장도 이에 질세라 합병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21일 개최한다.
양사의 최고 경영자(CEO)가 설전(舌戰)의 일선에 나서 '합병의 당위성'과 '합병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KT-KTF 합병이 KT 그룹 내부는 물론이고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석채 사장은 이날 "KT-KTF가 합병할 경우 시장이 독점된다고 우려하지만 이를 제대로 증명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KT와 KTF가 합병함으로써 오히려 요금인하, 설비투자를 촉진해 정체상태에 놓인 한국 IT 산업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관계인 SK 통신 계열사들은 KT와 KTF 합병이 '통신시장의 경쟁 불가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 합병에 따른 시장 독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1일 개최되는 기자 간담회에서 “필수설비를 독점한 KT와 이동통신 2위 기업인 KTF간 합병은 통신방송시장의 경쟁을 위축시켜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 후생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또 "KT-KTF 합병이 시장의 독점을 가져올 것이 분명한 만큼 절대로 합병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힐 계획이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도 이 자리에서 “KT-KTF 합병은 소비자들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어 KT-KTF 합병이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의 고사(枯死)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KT가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KTF와의 합병 일정을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함에 따라 SK 통신 계열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SK 통신 계열사 CEO가 직접 ‘합병 불가’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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