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링컨에 日외무상 방한…'외교 정상화' 시동거는 최상목號

김인경 기자I 2024.12.30 16:33:46

토니 블링컨 美 국무장관, 다음달 한국과 일본 방문
비상계엄 후 한미 외교 정상화 상징적 의미 기대
이와야 日 외무상도 1월 중 조태열 장관과 회동 전망
"계엄-탄핵 '수습'에 초점…트럼프 2기 대응 우려"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업무가 잇따라 정지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체제가 외교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내년 1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연이어 방한하며 외교 우려를 불식시킬 전망이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 권한대행이 직접 블링컨 장관을 만나 최근 비상계엄 이후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를 계기로 페루 리마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모습[외교부 제공]
비상계엄 여파로 연기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도 내년 1월 10일 미국에서 열기로 했다. 당초 양국은 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을 12월 초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연기했었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 완성 이후 보안 및 정보공유 관련 절차와 위기·유사시 핵협의 체계 및 전략적 소통 등을 점검한다.

이는 비상계엄 직후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복원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계엄 직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데다, 당시 한국이 주한미군사령관과의 별다른 소통 없이 핵심 군대를 움직인 것을 둘러싸고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간 통화를 비롯해 골드버그 대사와의 면담을 진행하며 수습에 나섰다. 지난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에도 조 장관이 직접 골드버그 대사와 소통하기도 했다.

주변국과의 대면 외교도 속도를 낸다. 조 장관은 내년 1월께 한국을 방문하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대면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양국 관계를 지속 발전시킨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2025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 내년 2월 일본에서 한일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일본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계엄과 탄핵 정국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트럼프 신(新) 행정부와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23~27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하며 긴장감을 높이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외교부는 조 장관의 방미 계획 등을 조율 중이지만 정확한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 정치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 문제”라며 “자칫 한국이 적극적인 의견을 낼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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