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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중심의 300조원 이상 투자를 토대로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5일 그 규모를 평택, 기흥 등 경기 남부의 622조원 규모로 확장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50% 이상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강점을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 옮겨 한국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목표는 현재 3%에 불과한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현 계획의 중심 축인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기업) 역량 확대뿐 아니라 팹리스나 오사트(후공정 및 검사 전문기업)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제언이다. 현재 150여 한국 팹리스 대부분은 연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중소기업이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역시 1%에 못 미친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방안을 통해 지난해 팹리스 금융지원을 위해 결성한 3000억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올해부터 집행한다. 이 자금은 2029년까지 6년간 투자될 예정인데 올 한해에만 전체 규모의 4분의 1인 7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시중금리 대비 1.3%포인트(p) 낮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보증 프로그램도 2024~2026년 3년간 총 24조원 규모로 지원한다. 지난해 6조6000억원 지원 대비 20% 이상 늘렸다.
이와 함께 개발 칩 성능 검증을 지원하는 공공 인프라를 신규 구축하고, 정부 지원 대상 범위를 기존 10나노 이상 공정뿐 아니라 제작 단가가 높은 10나노 이하 공정까지 확대한다. 팹리스 기업이 시제품 제작을 위해 이용하는 국내 파운드리 공정 개방 횟수도 지난 62회에서 올해 72회로 10회 늘린다. 이달 중 팹리스 기업이 전방 산업 수요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수요 기업과 소통하는 기술 교류회도 진행한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기업이 과감히 투자하고 세계 시장에 도전하려면 인센티브 확대와 규제 철폐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 장관도 “정책 수립·실행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